“제가 오히려 더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데 상까지 받다니….”
서울시가 올해 처음 선정한 ‘선행실천감동상’ 수상자인 서울시 간호직 6급 이순용씨(51·여)의 첫마디다.
그녀는 “상 받으러 가고 싶지 않았지만 조직의 특성상 명령거역(?)은 안 될 일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겸손해 했다.
그녀는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해 했다. 동료직원들의 선행은 자신보다 훨씬 훌륭한 일이 많기 때문이란다. 이 상은 공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작지만 따뜻한 선행’을 베푼 공무원에게 수여된다.
그녀는 이런 취지에 걸맞은 업무추진으로 상을 받았고 환자를 바라보는 관찰력은 예리하다.
한번은 어린이가 이웃집 아주머니를 따라 대공원에 놀러 왔단다. 놀아서는 안 될 대공원 내 바리케이트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신고가 의무실로 접수됐다. 그녀는 당장 사고현장으로 달려갔고 아이는 태연스럽게 잠을 자고 있었다.
어린이와 같이 갔던 이웃집 아주머니는 “아이가 다친 뒤 피곤해서인지 잠이 막 들고 있다”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단다. 그러나 그녀는 사고상황을 종합한 결과 ‘뇌진탕’에 걸려 의식을 잃어가고 있는 상태라는 사실을 알았다.
얼른 119로 연락, 병원으로 호송시켜 사고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같이 그녀가 환자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갖기까지는 나름대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85년 공직에 입문, 장애아동 전문병원인 서울시립어린이병원(옛 서울시립아동병원)에서 8년간 근무했다. 이곳의 어린이 환자들은 대부분 태어나자마자 뇌성마비 등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 당연히 24시간 간호를 받아야 하는 환자만 모인 곳이다. 그녀는 “이곳에서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현재 그녀의 근무처는 대공원, 산림욕장, 등산로, 동물원, 계곡 등 900만㎡(300만평) 규모에 달한다. 따라서 이용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관람 중 열이나 경기하는 어린이,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아기가 넘어져 찰과상을 입는가 하면 등산하다 입은 골절상 등 연간 5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 환자는 요즘 같은 행락철이면 더 집중된다.
어르신 환자들은 그녀가 치료해 주면 진정으로 고마워하지만 몇몇 젊은 엄마들은 아이의 사고 원인이 의무실이나 대공원에 있다며 책임을 추궁받기도 한단다.
그러나 그녀는 “모든 환자를 보면서 저 자신의 고통으로 생각하고 고객을 대한다”고 밝게 웃었다.
/dikim@fnnews.com 김두일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