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정대균기자】"노병은 죽지 않았다."
20∼30대의 득세로 일관된 코리안투어에 모처럼 노장들이 선전을 펼쳤다. 올림픽 휴식기간을 보내고 28일 제주 북제주군 라온CC(파72·7186야드)에서 재개된 코리안투어 하반기 첫 대회인 SBS코리안투어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총상금 3억원) 첫 날 40대 이상의 선수 3명이 '톱5'에 이름을 올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대회 1라운드 결과 리더보드 맨 윗자리는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쓸어 담은 '노장' 유종구(44·토마토저축은행)와 보기 1개에 버디 7개를 묶은 '신예' 송기준(21·우리골프)이 6언더파 66타로 함께 자리했다. 전반에 2타를 줄인 유종구는 후반 들어 11번홀(파4) 버디에 이어 13번홀(파3),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뒤 16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로써 올 시즌 필로스오픈 공동 6위가 최고 성적인 유종구는 2005년 투어챔피언십 이후 3년만에 통산 2승째를 바라보게 됐다.
유종구는 "1, 3번홀에서 2야드 가량의 버디 퍼트를 놓친 것이 다소 아쉽지만 대체로 만족한다"면서 "휴식기에 쇼트게임 위주로 연습을 했는데 오늘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2008년 Q스쿨 4위로 풀 시드를 획득한 송기준은 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것이 옥에 티였다. 송기준은 "어프로치와 퍼팅이 잘된 것이 프로 입문 뒤 베스트스코어로 연결된 것 같다"면서 "SK텔레콤오픈 15위가 베스트 성적인데 이번 대회를 잘 마무리해 반드시 '톱10'에 들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독사' 최광수(48·동아제약)도 모처럼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초에 당한 교통사고로 긴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최광수는 5언더파 67타 공동 3위로 5년만의 통산 17승째(해외 6승 포함)에 도전하고 있는 강욱순(42·삼성전자), 프로 6년차인 김민수(27·캘러웨이)와 함께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하며 시즌 첫 '톱10' 입상에 청신호를 켰다. 허민우(28·우리골프), 모중경(37·현대스위스저축은행), 강지만(32·토마토저축은행) 등이 4언더파 68타로 공동 6위에 랭크된 가운데 올 시즌 상금 순위 1, 2를 달리고 있는 황인춘(34·토마토저축은행)과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은 각각 공동 21위(2언더파 70타)와 공동 33위(1언더파 71타)로 더딘 출발을 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 전원은 지난 13일 물놀이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한 고 임형수(44)프로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했다. 또한 선수들은 개인적인 조의금 외에 이번 대회 총 상금액의 5%를 유가족에게 조의금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한국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 최상호(53·카스코)는 27일 끝난 챔피언스투어 투어스테이지오픈 3회 대회 우승 상금 전액(1200만원)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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