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피두센터의 현대미술 걸작들, 한국에 온다
뉴욕현대미술관 모마(MoMA)와 함께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관으로 꼽히는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걸작들이 한국을 방문한다. 오는 22일부터 내년 3월 22일까지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 특별전-화가들의 천국展’이 그것으로 2006년 루브르박물관과 2007년 오르세미술관에 이은 세번째 블록버스터 전시회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는 퐁피두센터가 자랑하는 앙리 마티스(1869∼1954), 페르낭 레제(1881∼1955), 마르크 샤갈(1887∼1985), 후앙 미로(1893∼1983), 파블로 피카소(1881∼1973) 등 현대미술 거장들의 걸작 79점이 선보인다. 퐁피두센터에는 이 거장들의 작품 한점을 구경하기 위해 한햇동안 550만명이 찾는다.
루브르박물관과 오르세미술관에 이어 퐁피두센터전까지 전시를 유치한 지엔씨미디어 홍성일 대표는 “이번 전시까지 치르면 한국인들에게 서양 현대미술사를 체계적으로 보여주는게 된다”며 “총 보험가액이 약 8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대단한 걸작들이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고전주의 화가 니콜라 푸생의 ‘아르카디아의 목자들, 아르카디아(낙원)에도 내가 있다’를 근간으로 황금시대, 전령사, 낙원, 되찾은 낙원, 풍요, 허무, 쾌락, 조화, 암흑, 풀밭 위의 점심식사 등 10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전시된다. 전시되는 걸작들은 마티스가 1948년 완성한 실내 연작 중 마지막 작품이자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유화 ‘붉은색 실내’를 비롯해, 샤갈이 프랑스 남부에서 구상하고 에펠탑, 노트르담사원 종루 등 파리에 대한 향수를 담아 그린 1967년작 ‘무지개’, 프랑스 노동자들이 처음 유급휴가제 적용을 받아 여가를 즐기는 모습을 레제가 그린 1948∼1949년작 ‘여가-루이 다비드에게 표하는 경의’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미로가 길이 6m의 초대형 캔버스에 그린 1974년작 ‘어둠 속의 사람과 새’, 조르주 브라크(1882∼1963)의 1920년대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고전적인 정물화인 1925년작 ‘과일그릇과 식탁보 위의 과일’, 피카소가 연인인 마리 테레즈 월터의 잠 자는 모습을 그린 1932년작 ‘누워 있는 여인’, 프랑시스 피카비아(1879∼1953)의 야수성이 강한 화풍을 엿볼 수 있는 1935년작 ‘봄’ 등도 놓쳐서는 안될 작품들이다.
그러나 이번 ‘…화가들의 천국展’에는 과거 한시대를 풍미한 대가들의 작품만 전시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퐁피두센터가 현대미술의 요람인 만큼 현존 작가들의 의미 있는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예컨대 알랭 자케(69)가 마네의 작품을 차용해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해 만든 ‘풀밭 위의 점심식사’(1964년작), 주세페 페노네(61)가 월계수 잎으로 만든 평면 설치작 ‘그늘을 들이마시다’(2000년작), 프랑수아 자비에 라란(84)이 약 30마리의 모조 양을 만들어 표현한 설치작 ‘양떼’(1965∼1979년작) 등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마티스의 ‘붉은색 실내’는 모든 소재가 한 쌍씩 짝을 이루는 등 세심한 구성이 돋보인다. 벽에는 직사각형의 회화와 데생이 양쪽으로 걸려 있고 바닥에는 테이블과 모피 양탄자가 각각 두 개씩 놓여 있다.
마티스는 이 작품을 통해 데생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면서 색상의 조화 역시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마티스가 타히티 여행의 추억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종이 오려 붙이기와 페인팅을 결합시킨 1946년작 ‘폴리네시아, 바다’와 ‘폴리네시아, 하늘’은 밝고 경쾌한 느낌을 선사한다.
퐁피두센터 현대미술관 부관장이자 수석 학예연구관인 디디에 오탱제는 “이번 특별전은 서양미술의 발상부터 오늘날까지의 예술을 이해하도록 아르카디아를 근간으로 전시를 구성했다”며 “루브르박물관에 있는 푸생의 원작은 가지고 오지 못했지만 전시장 입구에서 푸생의 ‘아르카디아의 목자들’의 이미지를 영상으로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장료는 7000∼1만2000원. (02)325-1077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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