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대공황이 다시 도래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2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2009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포럼’에서 “1920년 미국 대공황 당시와 현재는 많은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의 상황은 세금 및 관세인상 등 정책 실패와 실업률 증가로 대공황이 도래했던 1920년대와는 매우 상이하다는 게 손 교수의 생각이다. 미국 정부가 당시와는 반대로 감세 및 관세 인하, 유동성 공급 확대 등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대공황이 다시 올 확률은 0%에 가깝다는 얘기다.
손 교수는 “당시 미국 후버정부는 유동성 증가가 요구되던 당시 세금을 올리고 관세를 인상하는 등 실정과 정반대되는 정책을 펼쳐 대공황 도래라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며 “반면 현재의 미국 정부는 유동성 증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현재 낮아진 가격으로 인해 주택 매매시장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는 점도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고 손 교수는 분석했다.
손 교수는 이어 “대공황 당시 실업률이 25%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6.5% 정도에 불과하다”며 “향후 미국 정부가 제로금리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같은 점에서 국내외 경기가 안정세로 돌아설 수 있는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제시했다.
다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10년 이상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를 표했다.
또 올해와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0.5%, -1.0%로 제시해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최고 2%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손 교수는 “은행의 레버리지(대출) 축소 및 자동차 등의 소비 급감으로 기업들은 증자와 자산매각을 쉽게 하지 못하는 극한 어려움에 빠져 있다”며 향후 증시 및 부동산 시장이 지속적으로 약세장을 나타내거나 회복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의견도 함께 개진했다.
손 교수는 현재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오바마 및 이명박 정부가 선행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신뢰성 회복을 제시했다.
‘빅뱅’에 가까운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선례를 학습하고 이를 최대한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손 교수는 “실질적인 정책 성공을 이뤄내지 못했던 루스벨트 대통령이 긍정적인 인물로 기억되는 이유는 대규모 프로젝트 실현, 국민은 물론 시장으로부터의 신뢰성을 회복해 증시가 살아나는 등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라며 “오바마 및 이명박 정부도 대규모 정책사업 시행 및 금리 인하, 규제 완화, 감세 등 시장에 활력을 주도록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 교수는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보호신청을 통해 부분매각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여 한국 자동차회사들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금융 부문에서도 ‘또 다른 삼성’을 육성하는 등 변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always@fnnews.com 안현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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