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보는 경기전망이 갈수록 악화돼 외환위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업종별 매출액순으로 600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11월 전망치 63.7에 비해 크게 떨어진 55.0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 55.0 이후 10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라고 27일 밝혔다.
특히 10월부터 3개월동안 BSI는 1997년 10월부터 1998년 1월까지 환란초기의 57포인트 하락수준에 육박하는 43.3포인트나 떨어져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12월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신용경색으로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내수부진, 수출둔화 등 실물경제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600대 기업의 자금사정 전망은 전월보다 4.5포인트 하락한 68.4를 기록, 정부의 유동성 공급 대책에도 신용경색 현상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자산건전성 기준을 맞추는 과정에서 신규 대출을 꺼리고, 만기 채권 연장에 소극적인데다 수출입금융마저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연말특수가 사라지면서 내수경기(66.2, 전월비 8.9↓)의 침체는 심화되고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로 인해 수출여건(77.5, 전월비 10.3↓) 및 기업의 채산성(63.0, 전월비 9.9↓) 또한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고용(96.6)과 투자(70.1) 역시 부진한 가운데 산업별로는 제조업(50.2), 비제조업(61.7), 경공업(65.7), 중화학 공업(45.8) 등이 모두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11월 BSI실적은 전망치 63.7보다 훨씬 낮은 53.7로 나타나 12월 실적BSI 또한 55.0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비제조업(54.3)은 건설, 운송업을 중심으로 크게 부진했고, 제조업(53.3)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경공업(57.1)은 펄프·종이·가구(46.7),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54.5)등 여러 업종에서 어려움을 보였고 중화학공업(52.2)도 자동차·트레일러·기타운송장비(51.8), 전자·통신장비(47.2), 1차 금속 및 금속가공(43.2)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이 저조했다.
/csky@fnnews.com차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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