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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도박성 게임 방송’ 논란



고스톱이나 포커 같은 도박성 게임이 TV 프로그램으로 적합한지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들은 공익성을 기본으로 하는 TV 프로그램과 인터넷 게임은 분명히 다르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반면 방통위 사무국은 인터넷으로 이미 많은 국민이 이용하는 게임이 TV 프로그램으로 방송된다 해도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22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난데없이 '맞고' 논란이 일었다.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TV(IPTV) 요금인가를 신청하면서 맞고와 포커게임을 월 1500원씩 받는 부가서비스로 신고하면서다.

인터넷 도박성 게임 프로그램이 TV 전파를 타고 가정에 방송되는 것은 SK브로드밴드의 IPTV가 처음이다.

방통위 이경자 위원은 "이번 요금인가는 결국 방송통신위원들이 고스톱 게임을 TV 프로그램으로 승인해주는 결과를 낳게 됐다"며 "정부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IPTV에서 도박 프로그램이 각 가정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이런 프로그램들은 한번 뚜껑이 열리기가 어렵지 일단 뚜껑이 열리고 나면 점점 더 가속도가 붙어 수많은 도박이나 사행성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기 쉽다"며 "도박 콘텐츠가 아무리 사업자에게 수익성이 있더라도 방송사업의 콘텐츠로서는 무리가 있다"고 문제를 짚었다.

형태근 위원도 "유료 프로그램이어서 사전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는 하지만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이용해서 사용할 게 뻔한데 사전인증으로 걸러진다고만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이 위원의 문제제기를 거들었다.

방통위 사무국의 입장은 "맞고나 포커 게임이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 판정을 받은 게임이고, 앞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사후심사도 받을 예정"이라며 "현재 상태에서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위원들의 문제제기를 무마했다.


그러나 이번 '맞고' 논란은 본격적인 상업방송 시대를 열어갈 IPTV의 프로그램들이 사행성이나 선정성, 상업성 논란의 시초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이 많이 이용하는 게임이나 외국 드라마들이 IPTV로 가정에 배달되는 것을 일일이 막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IPTV를 공익성 중심의 방송 콘텐츠와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어떤 잣대로 프로그램 심의 기준을 정할 것인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cafe9@fnnews.com 이구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