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관련 중국보도, 따져보면 취재원은 한국언론”
중국언론이 “상하이차가 쌍용차 근로자 2000명을 감원하면 2억달러를 지원하겠다”는 보도를 냈고 한국언론에서는 8일 이를 크게 다뤘지만, 정작 중국언론의 취재원은 한국언론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차의 ‘구조조정 조건부 2억달러 지원설’은 지난해 12월29일부터 중국언론에 처음 등장했다. 이는 중국발 기사가 아닌 한국의 모 언론보도를 인용한 형식이었다. 이후 같은 내용의 보도가 거의 모든 중국매체를 통해 8일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한국발 중국기사’가 8일 개최된 쌍용차 이사회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중국발 한국보도’로 변한 것이다.
쌍용차관련 우리나라의 언론보도가 중국을 거쳐 다시 우리나라로 확대재생산돼서 들어온 것이다.
지난달 24일 흘러나왔던 ‘상하이차, 쌍용차 철수 가능성’ 보도 역시 마찬가지.
상하이차가 쌍용차로부터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은 지난달 23일 우리나라 언론에서 흘러나왔다. ‘상하이차측은 구조조정에 대해 쌍용자동차 노사가 합의하지 않으면 청산절차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에서 보도된 이후인 지난달 24일부터 중국에서도 같은 내용의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기사내용은 한국언론에 소개된 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신경보, 중공망, 중국경제망, 시나닷컴, 중국신문망, 금융계, 심천기차대세계망, 중금재선, 21CN, 신화망, 소후, 화신망 등 다수의 현지언론이 상하이차의 한국철수가능성을 기사로 다뤘다. 일부 매체에서는 “상하이차는 이미 쌍용차와의 분리준비를 마쳤으며 1월부터 자본철수가 시작될 것”이라는 쌍용차노조의 주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상하이차가 2000명의 직원감원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국내언론으로부터 나오자, 같은 내용의 기사가 ‘상하이차, 쌍용차 지원조건으로 2000명 감원 요구’라는 식의 제목으로 중국언론에 대거 소개됐다.
한국에서 황해를 건너간 중국언론의 보도는 지난달 30일 다시 황해를 건너 한국에 ‘중국언론, 상하이차 철수가능성 집중제기’ 라는 제목으로 소개된다.
게다가 ‘상하이차가 쌍용차와의 분리준비를 마쳤다’는 쌍용차 노조의 주장은 중국언론의 목소리인 것으로 바뀌었다. 한국에서의 보도가 중국에 건너갔고 다시 한국에 들어오면서 확대재생산된 셈이다.
쌍용차 정무영 홍보팀장은 “구조조정이나 대주주철수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보도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시장불안감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