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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한번에 환각상태?



인위적 뇌파 조절로 실제 마약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이버 마약’이 인터넷에 등장했다.

‘아이도저(I-Doser)’라는 사이트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이 사이버 마약은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알파 파장(7∼13헤르츠.Hz)과 지각과 꿈의 경계상태로 불리는 세타파(4∼8Hz), 긴장, 흥분 등의 효과를 내는 베타파(14∼30Hz) 등 각 주파수의 특성을 이용해 사실상 환각 상태에 빠져들게 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파일은 바이노럴 비트(Binaural Beat)를 통해 만들어진 파일들이다.

아이도저 사이트는 항불안성, 항우울성, 마약성, 진정제, 성적흥분 등 모두 10개 부문으로 나눠 73개의 아이도저 MP3 파일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마약성 부문에서는 코카인, 헤로인, 마리화나 등 모두 28가지의 마약을 느낄 수 있는 파일이 제공된다. 각 항목을 클릭하면 해당 마약을 흡입한 것과 같은 환각에 빠지게 해 준다는 주파수가 10∼45분가량 흘러나온다.

아이도저 사이트는 “수많은 임상실험을 통과한 제품들이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며 해외에서 최고 몇십달러에 판매되고 있다”며 “뇌파를 조정해 실제 마약류의 10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시간만 가상체험 상태가 유지되므로 중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이버 마약과 관련해 수많은 누리꾼들은 “사이버 마약이 실제 중독을 일으킬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이트를 폐쇄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이러한 사이버 마약의 등장을 기술적 진보로 평가한다. 이들은 “뇌파 조절 기능을 사이버상에서 기술적으로 구현했다면 해당 기술 자체를 평가해야 하며 ‘사이버 마약’이라는 이름을 붙여 매장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두식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은 “해당 파일들이 실제 마약과 같은 환각성 작용을 일으키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며 “만약 사실일 경우 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