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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억4000만년 전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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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경남)=글·사진 송동근기자]바야흐로 완연한 봄이다. 요즘같이 화창한 날씨에는 놀이공원, 산, 바다 등 어딜 가도 눈이 즐겁다.
여기 따사로운 봄 햇살 속에 살아 숨쉬는 자연을 제대로 느껴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매섭고도 지루한 추위를 이겨내고 힘찬 생명을 움틔우는 현장. 특히 요즘 도시 아이들과 함께하면 더욱 좋은 생태체험지. 바로 그런 곳, 1억4000만년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경남 창녕의 우포늪이다. 이곳은 지난해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이란 테마로 ‘람사르총회(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가 열리기도 했고 최근 녹색관광이 강조되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주말 ‘생태의 봄’을 찾아 그곳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우포늪은 원시의 숨결이 느껴지는 국내 최대의 자연 늪이다. 자그마치 면적이 231만4060㎡. 모래벌판 사지포와 쪽지벌이 있는 창녕 대합면, 이방면, 유어면 등 3개 면에 걸쳐 있다. 이곳은 그야말로 생태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 하겠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드넓은 늪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봄을 맞아 수많은 물풀이 살며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부들과 창포, 갈대, 올방개, 붕어마름, 벗풀, 가시연꽃 등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다. 늪에 반쯤 밑동을 담그고 있는 나무들이 마치 원시 상태를 그려내는 듯하다.
우포늪은 창녕군 이방면과 대합면 등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들던 소하천 폭이 좁아지면서 이뤄진 것(가로 약 2.5㎞, 세로 약 1.6㎞). 늪 전체 면적 중 약 23만1406㎡가 담수지역으로 창녕군 유어면과 이방면 등지가 원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늪의 형성과 변천 과정을 살펴보면 낙동강 중류인 경남·북도 경계에서부터 창녕과 남지 사이의 낙동강변에는 배후습지성 호수가 많이 분포한다. 이는 빙하기 침식곡의 발달로 낙동강과 토평천이 만들어져 토평천을 따라 올라가면서 퇴적물이 쌓여 자연 제방이 생겨나게 됐고 그 안쪽 물의 일부가 남아 지금의 우포늪으로 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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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창녕의 우포늪생태관 내에 설치된 우포늪 조형물. |
그 주변지역 습지는 1970년대 초부터 제방을 쌓아 낙동강 홍수 때 하천의 유입을 막아 대부분 개답후 농지로 바뀌었다. 하지만 우포늪은 4월부터 10월까지 희귀식물인 가시연꽃과 마름, 생이가래, 자라풀 등의 수초가 늪을 덮어 볼거리를 연출한다. 또한 겨울이면 쇠기러기, 고니 등 수천마리의 철새가 아침저녁으로 늪 위를 날아오르는 군무(群舞)를 펼친다.
이곳은 1997년 생태계 보전지역 중 생태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람사르협약습지 등록, 습지보존지역 지정 등 습지보전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아울러 늪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생태관에도 들러 보자. 이곳은 생태환경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도록 우포늪의 이해, 사계, 생태환경, 체험 등의 테마로 꾸며져 있다. 또한 학습효과는 물론 현장감을 느끼며 관람할 수 있게 구성된 디오라마는 학생들에게 특히 인기.
봄의 생명체가 살아 숨쉬는 땅도 물도 아닌 늪. 국내 온갖 풀, 나무, 곤충, 물고기, 새들과 자연의 신비로움이 있는 그곳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dksong@fnnews.com
■찾아가는 길
―승용차
대구∼마산 중부내륙고속도로 이용 창녕 IC 통과
교차로에서 우회전, 이정표를 따라 약 5.8㎞
회룡마을에서 우회전, 우포늪 주차장까지 약 2㎞
―대중교통
동대구역∼서부정류장∼창녕(시외버스터미널)
밀양역∼창녕(시외버스터미널)
창녕(시외버스터미널)-택시 10분/버스 1일 3회(오전 6시50분, 오후 1시30분, 오후 6시) 운행
―항공
김해국제공항(공항리무진·40분)∼마산시외버스터미널(1시간)∼창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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