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에 있는 시노펙스 자동화 공장. 지난 10일 이 공장에서는 휴대폰 주요 부품인 KEY-PBA와 터치스크린 제조 라인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직원들은 불량이 있는지 부지런히 체크하고 있었다.
라인을 따라 일렬로 앉아 있는 방진복 차림의 직원 50여명이 간단한 제작과 불량 체크 업무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휴대폰 기판과 액정표시장치(LCD) 핵심 부품인 KEY-PBA(터치키)와 터치스크린이 연 3000만개 이상 생산돼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으로 매일 출하되고 있다.
이 회사 김승한 이사는 “휴대폰 액정 부분의 유리와 필름을 붙일 때 기포를 최소한으로 줄여 주는 기술은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말했다.
■합병 3년 만에 1000억대 매출
시노펙스는 지난 2006년 휴대폰 부품업체 유원텔레콤과 산업용 포장재 전문기업 신양피앤피가 합병해 탄생한 부품소재 전문업체다.
삼성전자, 포스코 등 완성품 업체에 휴대폰 부품과 철강용 포장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엔 나노막 필터 사업 등 친환경 비즈니스 사업으로 확장에 나서고 있다.
휴대폰 부품 사업은 휴대폰 완성품 제조업체와 전 세계 시장환경에 따라 매출실적이 좌우되는 편이지만 시노펙스는 합병 이후 매년 20∼30% 성장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노펙스 주력 제품은 KEY-PBA와 터치스크린. KEY-PBA는 휴대폰 번호판 바로 아래 부분에 들어가는 휴대폰 부품으로 연 3500만개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햅틱 등 터치폰 물량이 크게 늘어나며 터치 스크린 부문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부품 업체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 회사는 안정된 납기와 원가절감을 통한 물량 확보 전략을 취했다. 지난해 말 화성에 자동화 라인이 깔린 생산공장을 갖춰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최첨단 장비와 능숙한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가능한 이른 시간에 휴대폰 제조업체가 요구하는 사양을 공급하는 것이다.
손경익 시노펙스 사장은 “자동화 라인을 설치한 생산공장은 국내 업계 최초”라며 “생산 물량을 연간 3500만개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시노펙스 경북 포항공장에서는 철강재용 방습지를 만들어 포스코에 납품하고 있다. 시노펙스의 방습 포장재는 철강 금속 포장에 쓰이며 안정적인 매출 실적의 특징이 있다.
시노펙스는 지난해 터치스크린폰 수요 증가와 생산시설 확충을 통해 매출액 1019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매출은 합병 첫해인 지난 2006년 536억원, 이듬해 890억원이던 매출이 1000억원대를 뛰어넘은 것으로 매년 급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나노막 필터 바탕 신사업 진출 잰걸음
휴대폰 부품 사업은 시장 상황에 따라 등락이 심하다. 완성품 업체들이 공급자를 바꿀 수도 있고 세계시장이 경기위축으로 축소되면 그만큼 실적도 둔화될 수밖에 없다. 휴대폰 부품 제조 일색이던 시노펙스는 최근 나노막 필터를 직접 만드는데 성공해 새롭게 필터 시장에 진입했다.
손경익 사장은 “부침이 심한 사업 특성상 끊임없이 변하지 않으면 회사가 어려워진다”며 “방습 기능이 뛰어난 산업용 포장재 사업을 바탕으로 나노막 필터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나노막 필터 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물 관련 완제품이나 수처리 사업까지 구상하고 있다.
필터 사업은 지난 2007년부터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차세대 나노복합 분리필터 개발에 성공한 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에 반도체 웨이퍼 세척용 필터를 공급하며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최근에는 이란 ‘에킬림 다네쉬’와 손잡고 수처리용 필터 생산을 위한 공장을 이란 현지에 설립키로 하면서 첫 해외 진출의 신호탄을 올렸다.
케미코아 등 필터 제조회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하는 등 사업확장을 바탕으로 올해 1400억원, 내년에는 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손경익 사장은 “연구개발 인력과 기술을 차츰 늘려 전자, 반도체, 바이오, 제약 부문에 사용되는 필터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시노펙스는 휴대폰용 부품과 물 관련 산업의 소재를 생산하는 글로벌 부품소재 전문기업으로 도약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yangjae@fnnews.com 양재혁기자
■사진설명=지난 10일 경기도 화성시 시노펙스 자동화 공장에서 생산직원들이 휴대폰 부품인 KEY-PBA를 제작하고 있다. 시노펙스는 지난해 연 3500만개까지 생산이 가능한 자동화공장을 이곳에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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