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정지원특파원】 ‘미국 월가의 핵심인재들이 대이동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지는 12일(현지시간) “금융위기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미국 대형 은행의 핵심 인력들이 정부의 간섭을 피해 소규모 투자회사나 사모펀드 등으로 옮겨가는 ‘엑소더스(대탈출)’가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월가에 있는 10여개 이상의 소규모 투자자문사들을 상대로 최근 설문을 벌인 결과 금융위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지난 2007년 여름 이후 수백명 규모의 인력 이동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
NYT는 대형 은행들이 금융위기 여파로 수익이 급감해 정리해고를 단행하거나 도산 때문에 인력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지만 이같은 대이동을 주도하는 인력은 정부 규제를 피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금융권에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투입한 이후 은행의 성과급 지급을 제한하는 등 각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촉발한 장본인으로 지목돼 거센 비난을 받기도 한 이들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 초대형 금융기관에서 떠나 정부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계 은행을 포함해 소규모 신생 투자자문사 등으로 속속 자리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이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핵심 인재들이 대형 금융사에서 빠져나가는 현상은 미국 금융시장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매튜 리처드슨 교수는 “소규모 금융기관들로 위험 감수(리크스 테이킹)가 확산되면 더는 구조적 위협이 되지 못한다”면서 “이는 혁신이 확산되는 것을 뜻하기도 해 결국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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