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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EO 파워인터뷰] 케이엘넷 박정천 대표

물류 정보기술(IT) 전문기업인 케이엘넷(KL-Net)은 항만 업계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알짜 기업으로 통한다.

케이엘넷은 항만, 해운 등 수출입업무 관련 IT시스템 구축 및 관리·유지로 안정적인 매출을 꾀하고 있다. 보수적으로 잡은 올해 목표치인 매출 340억원과 영업이익 28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311억원)과 영업이익(9억65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또 시가총액이 300억원을 조금 넘지만 서울 역삼동에 시가 200억원이 넘는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확실히 저평가된 기업이라는 게 증시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그래서 케이엘넷 사정을 잘 아는 항만업계 사람들은 케이엘넷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을 정도다.

항만관련 설계업체인 건일엔지니어링이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9.1%까지 늘린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케이엘넷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코스닥 상장사로는 드물게 적지만 현금배당을 꼬박꼬박하고 있고 올해는 주식배당도 검토 중이다.

특히 정부의 민영화 방침으로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 보유한 지분 24.68%를 올해 안에 매각해야 한다. 컨테이너부두공단의 지분 매각이 결정될 경우 주가는 한차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기업설명회(IR) 요청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여기에 케이엘넷은 해외시장 진출 성과도 조만간 가시화될 예정이다. 이미 타당성 조사가 완료돼 3년간 공들여 놓은 국가들에서 수확만 기다리고 있다. 올해 안으로 신흥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4개국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준비도 철저하다.

케이엘넷은 유비쿼터스시큐리티서비스(USS)라는 차세대 통합 보안서비스 신규 사업을 국내 금융권과 함께 추진 중이다. USS는 지문인식을 통한 정보보호와 홈쇼핑, TV뱅킹, 신용카드, 교통카드, 출입카드, 신분증 등으로 활용 가능한 차세대 통합 보안서비스다.

이처럼 케이엘넷이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알짜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만든 주인공은 박정천 대표다.

사실 케이엘넷은 지난 2004년 1월 발생한 금융사고로 110억원을 꼼짝없이 물어줘야 하면서 부도 위기에 몰렸다. 그때 대주주였던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 금융사고를 해결하고 케이엘넷을 정상화할 수 있는 인물로 박 대표를 지목했다.

그는 2004년 3월 케이엘넷 대표로 취임한 이후 치밀하고 빈틈 없는 업무 추진으로 케이엘넷 금융사고 관련 6건의 상호저축은행(옛 상호신용금고)과의 소송에서 초기 100% 패소를 항소심을 통해 70% 승소로 반전시켰다. 또 케이엘넷을 2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면서 경영을 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전문경영인 출신이 아니라 35년간 공직 생활을 한 관료 출신이다. 그는 1967년 교통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해양수산부 항만운영과장, 항만정책과장, 해양정책과장,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기획관리본부장 등을 두루 거친 해양물류 전문가다. 박 대표는 케이엘넷을 ‘흙 속에 묻힌 진주’라고 평가한다. 시장에서 아직 진정한 가치를 알아주지 않고 있지만 내재가치를 고려하면 주당 3000원은 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오는 5월부터는 기업설명회(IR) 활동에도 본격 나설 예정이다.


그는 케이엘넷을 오는 2020년까지 매출 3000억원, 직원 1000명의 중견기업으로 키우고 싶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10년 동안 국내 물류 IT를 선도했습니다. 이제는 그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전문 물류 IT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입니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