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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국제회계기준위 웨인 업톤 이사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둔 한국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과 방법을 공동 모색하는 것입니다.”

지난 5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의 국제업무담당 이사인 웨인 업톤은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IFRS를 도입하려는 국가들의 문제들을 함께 연구해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는 2011년 IFRS 도입을 앞두고 웨인 업톤은 우리 기업들이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 및 IFRS 도입 과정에서 직면한 문제들을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업톤의 주요 업무는 IFRS 도입 국가와 협력해 IFRS 도입 및 적용 과정에서 각국이 당면한 문제들의 이슈를 파악하고 해결을 돕는 소위 ‘인큐베이터’ 역할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1차 금융위기가 있었을 때 각국에서 주식시장을 감독하는 당국들은 이제는 국제적으로 공통적인 회계기준이 있어야 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 IFRS가 세계에서 주목받게 된 주요 원인”이라면서 “IASB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C)와 각국의 증권 감독 당국들은 업무를 함께 시작했고 2001년 IASC 대신에 IASB로 교체되면서 바로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등이 곧바로 채택을 하겠다고 발표를 해 IFRS가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업톤은 “IFRS의 가장 큰 정의는 공통의 회계언어라는 것이다. 한국의 기업이든 그 외 지역의 기업이든 공통된 회계적 원칙을 갖고 동일한 원칙을 적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본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등 그 효과가 실제로 입증되고 있다”면서 “특히 전반적인 회계투명성이 증대되고 국제적으로 동일한 기준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해외에 있는 경쟁사에 대한 벤치마크가 용이해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업톤은 이후 IASB는 IFRS의 보급과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의욕적이고 왕성한 활동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든 나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접근법을 모두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 그래서 IASB가 취했던 행동 중 하나가 나(웨인 업톤 이사) 같은 사람을 각국에 보내 기존의 이슈와 새롭게 대두되는 이슈가 무엇인지 조사하고 수집을 하는 것이다. 최고위급 관리를 이런 일에 할당해서 의견수렴을 하게 하는 것은 어찌 보면 특이한 일일 수도 있지만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지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업톤은 중국에서 회계기준을 제정할 때 3개월간 중국에 머물며 그 과정을 도와줬다. 국가들의 요청이 있다면 항상 나가서 도움을 주는 방향을 유지하고 있고 도움을 요청할 경우 기꺼이 이를 수락해 각국이 필요한 제반 업무에 기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업톤은 이어 “한국의 경우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중 가장 많이 제기된 것이 ‘외화환산회계기준’에 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접근법은 한국회계기준원(KASB)이 환율 문제로 고민을 거듭하는 한국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브라질이나 인디아 같은 나라의 기구들과 공조체제를 통해 기초 연구를 수행하는 게 바람직한 대안”이라며 “외화환산에 대한 기준이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달려 있는 문제를 기초 연구를 통해 IASB에 보고를 하면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고 또 이러한 연구는 후속조치가 이뤄질 수 있게끔 촉발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IASB는 이런 연구활동을 통해 실제 IFRS와 관련된 많은 문제를 해결한 전례가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홍콩과 뉴질랜드의 경우 IFRS에 정해진 법인세 기준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고 여기에 대해 최근 ‘ED익스포셜 드래프트(공개초안)’를 발간한 바 있다. 또 이미 IFRS를 채택한 나라의 사례를 보면 유럽지역에는 농협 같은 조합은행들이 부채와 자기자본 사이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사항에 대해 IASB의 해석위원회는 여기에 대한 해석서를 발간했고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홍콩과 달리 뉴질랜드에서는 조합 형태의 기업과 독일의 파트너십 형태의 기업들과 관련한 문제를 IASB가 이들 국가의 기업들과 관련한 사항을 조사한 뒤 기준 자체를 개정한 일도 있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웨인 업톤은 대기업과 달리 IFRS 전환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대해 “예전에 중소기업 담당을 많이 해서 그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중소기업의 사업 특성에 맞게 IASB가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고 거의 완성 단계에 와 있다”면서 “곧 발행을 하게 될 중소기업회계기준은 기존 2000페이지가 넘는 IFRS 규정을 중소기업에 맞게 250페이지 정도로 단순화했고 금융상품에 관해서도 상당히 단순화해 앞으로 각국이 이를 참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hit8129@fnnews.com 노현섭기자

■사진설명=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국제업무담당 웨인 업톤 이사는 지난 5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IFRS 도입 과정에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서로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