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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창간 9주년] 녹색 혁명,한국을 바꾼다-뜨거운 ‘저탄소 성장’ 열기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이는 지난해 8월15일 건국 60년 경축사에서 이명박대통령이 경제와 환경이 상생하는 ‘저탄소 녹색성장론’을 주창한 이래 가속되고 있다.

정부는 녹색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녹색기술 연구개발 투자를 지금의 2배 이상으로 늘려 오는 2020년이면 3000조원에 달하는 녹색기술 시장의 선도국이 된다는 것.

아울러 친환경 고효율 ‘그린 카’를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중점 육성, 2013년까지 세계 4대 ‘그린 카’ 강국으로 끌어올리는가 하면, 새만금을 비롯한 국토 곳곳이 태양과 바람, 꽃과 바다 에너지가 만개하는 신천지가 될 것이란 얘기다.

이에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문화전략을 수립하고 6대 전략, 16대 추진과제를 선정 발표했다. 이중 관광부문에서는 ‘녹색관광 육성’ 전략이 설정, 지난 3월 녹색관광자원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기도 했다. 관광분야에서의 실질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 보고 몇가지 바람직한 사례들을 짚어본다.

■녹색관광의 대표주자 한국관광공사.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교통과 숙박시설, 관광활동 등을 포함한 관광분야에서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약 5%를 차진한다. 이처럼 날로 더해지는 기후변화에 대한 큰 우려와 함께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발전 패러다임속에서의 녹색관광은 어떤 모습인가.

저탄소 및 녹색산업화에 기반한 신 경제성장 개념을 관광산업에 적용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자연 그대로를 즐기는 새로운 형태의 대안 녹색관광.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한국 관광의 대표주자 한국관광공사의 노력이 돋보인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2월 ‘녹색관광을 통한 지속성장과 삶의 질 향상’을 녹색관광 추진 비전으로 설정했다. 또 자연과 생태계의 보존·복원, 환경 친화적인 녹색 관광산업을 키워간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녹색관광팀도 신설했다. 이는 세계 관광기구(NTO)중에서는 최초로 시의 적절한 대응이라 할만하다. 아울러 녹색관광 실현을 위한 기반구축, 관광자원 및 관광 인프라 조성, 녹색관광 신상품 개발 및 홍보마케팅을 3대 추진 전략으로 정하고, 지속 가능한 녹색관광에 기반한관광상품과 자원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색관광 실현을 위한 기반조성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관광공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지난 4월 녹색관광에 기반을 둔 관광단지 개발지침을 각 지자체에 배포했는가 하면, 오는 7월까지는 녹색관광의 중장기전략 및 분야별 매뉴얼 제작도 완료한다. 이는 지금까지 농·산촌 관광개념에만 머물러 있던 생태녹색관광을 자연자원의 보전, 지역사회의 역할, 지속 가능한 관광을 한데 아우르는 개념으로 확대내지는 재정립하는 것. 나아가 올해안으로 관광진흥법 개정과 관광자원법 제정을 통해, 확장된 개념의 법적 제도를 갖추고 ‘저탄소 녹색성장’의 국가비전을 관광산업에 뿌리내리게 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생태 탐방로를 활용한 관광자원개발

국민소득과 생활수준이 점차 향상됨에 따라 웰빙문화가 확산, 생태녹색관광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녹색관광의 자원 육성과 이를 활용한 생태녹색관광 프로그램 개발 및 상품 홍보마케팅 추진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 바람직한 모델로는 스토리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를 활용한 관광자원개발과 상품개발을 들 수 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여행작가, 여행동호회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노선 선정답사단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전문가가 추천한 탐방로 현장을 돌아보고, 스토리가 있는 역사문화 생태탐방코스 7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길은 소백산 자락길을 비롯, 강화 둘레길, 삼남대로 따라가는 정약용의 남도유배길, 섬진강을 따라가는 박경리의 토지길, 고인돌과 질마재를 따라 100리길, 남한강을 따라가는 역사문화체험길 등이다. 앞으로 이들 길과 주변이 탐방로로 조성되면 국내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비무장지대(DMZ) 활용한 생태녹색관광자원 개발

세계 유일의 분단 대치로 반세기 이상 사람의 접근이 통제됨에 따라, 자연 생태계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는 게 비무장지대다. 이 곳을 역사·문화 자원과 연계해 동해안(강원도 고성)에서 서해안(인천 강화도)까지를 7개 구간 총 545km로 연결했다. 이른바 국토 횡단 코스(DMZ! 평화·생명지대 횡단)다. 지난 5월 체험행사에 참가했던 각계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향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 코스를 활용한 구간별 테마상품과 연계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Korea Only One 관광자원’으로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해말 완료되는 ‘평화·생명지대(PLZ) 광역 관광개발 계획’도 정부계획으로 확정, 해당 10개 시·군의 관광기반부터확충해 간다는 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제주도의 독특한 자연과 문화를 연계한 녹색관광상품 개발

제주도는 국내 최초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한라산을 비롯,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등 풍부한 생태자원지역으로 꼽힌다. 이와 연계해 ‘거리에서 집 대문으로 통하는 좁은 길’ 이란 뜻의 제주 방언 도보 여행길 제주올레가 녹색관광상품으로는 제격. 이는 세계적인 녹색관광지스페인의 카미노데 산티아고(산티아고 가는길)에 견줄만한 곳이라 할만하다.

■순천만 생태녹색관광 개발

지난 2008년 람사르총회 참가자들의 공식 방문지로 알려진 전남 순천만. 총회 이후 이곳은 외래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인식되긴 했지만, 보다 꾸준한 마케팅 및홍보가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관광공사는 순천시와 업무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순천만 주변의 낙안읍성, 선암사, 송광사 등의 관광지와 남도 음식 등을 연계한 생태녹색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여행업자의 팸투어나 해외 홍보지원 등을 통해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육성시킨다는 계획이다.

■슬로시티 연계한 새로운 개념 관광지 개발

녹색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슬로시티를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관광이다. 이는 빠르게 움직이는 속도지향의 사회를 탈피, ‘느리게 살되 멋지게 사는 삶’을 지향하는 슬로시티를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녹색관광을 말한다. 아시아 최초로 인증을 받은 우리나라 슬로시티(전남 신안 증도, 장흥 유치·장평, 담양 창평, 완도 청산도, 경남 하동 악양)는 지역 특산물과 친환경적 관광지, 그리고 체험프로그램을 연계한 새로운 개념의 관광지로 그 성장 가능성이 엿보인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시대에 우리나라 관광산업도 온실가스배출량 등 규제에 더이상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런 추세가 앞으로 외적인 위기로 다가올지,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지는 관광업계가 녹색관광을 통해 얼마만큼 빠르게 적응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사진설명=비무장지대(DMZ)를 활용한 생태녹색관광자원 개발이 한창이다. DMZ는 분단 대치로 반세기 이상 사람의 접근이 통제됨에 따라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관광객들이 경기도 연천 열쇠전망대의 철책선을 돌아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