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9년부터 20년간 소방관으로서 한길을 걷고 있는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성북소방서 김종범 홍보교육팀장(지방 소방관)은 “필요할 때 시민의 손발이 되고 가려운 데를 알아서 긁어줄 수 있는 그런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성북소방서 구조대장 등을 거친 그는 스스로를 ‘맥가이버 소방관’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소방 업무에 관심이 많은데다 장비에 능통해 소방 관련 장비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출신으로 1989년 동두천 소방서에서 소방관으로 첫발을 뗀 그는 지난 20년간 화재 진압뿐 아니라 수상·산악 사고 등 현장에서 인명구조 업무를 수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말 그대로 ‘죽을 고비’도 수차례 넘겼지만 소방 일이 무섭거나 싫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남이든 내 가족이든 위험에 처하면 그냥 볼 수 없는 성격”이라며 “사람들은 (소방관이) 위험한 직업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자체가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급류 속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려다 물살에 휘말려 스스로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기도 하는 등 수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겨 그런지 위험에 처한 사람의 마음도 읽을 수 있다”며 “위험도 있지만 보람 등 얻는 게 더 많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 일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소방관으로서 구조 업무를 진행하면서 가장 큰 성과로 예산 부족에도 불구하고 소방 업무에 스킨 스쿠버 장비를 도입, 우리나라 최초로 수중 인명구조를 시작하게 된 일을 꼽는다.
김 팀장은 “한탄강과 임진강 근방은 산세 및 물이 좋아 한 여름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보니 사고가 자주 발생하곤 했지만 소방서에는 스킨 스쿠버 장비나 인력이 없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고민 끝에 서장에게 건의해 소방에 처음으로 스킨 스쿠버를 도입, 대원들을 양성하려 했으나 예산 부족 때문에 늘 벽에 부딪쳤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그러나 “서울시장 등을 찾아가 계속 탄원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장비를 시청에서 지원받게 됐다”며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 수중 인명구조가 시작된 계기”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면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구조는 물론 일할 때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성격 탓에 예산부족이라는 벽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김 팀장은 “119 긴급차량 등이 출동할 때 우리 가족이 위험에 처했다는 생각으로 협조를 부탁한다”고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나는 괜찮겠지 하는 안전 불감증이 사라질 때 우리나라의 사고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jjoe@fnnews.com 조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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