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장금’으로 우리 전통 궁중음식에 대한 관심에 한몫을 했던 연예인 이영애씨가 하와이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는 보도를 접했다. 농업부문 종사자로서 한류를 통해 우리 음식을 세계에 알린 이영애씨가 잘 살기를 기원하며 축하해 마지 않는다.
한동안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었던 대장금에서 이영애씨의 연기는 지금 생각해도 아름다웠다. 드라마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영애씨의 연기를 통해 역시 밥상이 보약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또 삶에 있어 가장 기본은 의식주가 아니고 식의주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 농업 부문에 조용한 변화가 일고 있다. 정부는 2008년 10월에 한식의 세계화를 선포하고 우리의 한식을 세계 5대 식품으로 올려놓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가수 ‘비’를 한식 세계화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비밥코리아((Bibab Korea)’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있다. 서구인이 다이어트 기능과 맛에 모두 반했던 한국의 대표음식 비빔밥에서 그 첫 테이프를 끊고 있는 것다.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대표적 연예인인 ‘비’와 비빔밥 그리고 한식의 세계화를 동시에 모색하고 있으니 그 발상이 통쾌하다.
지난 8월 27일 ‘2009 광주 김치문화제’ 설명회가 27개국 유럽 대사관 관계자 및 유럽연합(EU)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100여명을 대상으로 서울에서 이루어졌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또 서울의 유명 호텔에서 한식이 주요 메뉴로 소개되고 있음은 파격적인 변화다.
더불어 독일 출신 한국인 이참씨는 평소 맛의 추구뿐만 아니라 동양의 음양오행을 함께 담고 있는 우리의 한식을 이해하고 사랑했던 분인데 바로 그가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취임했음은 우리 한식의 세계화에 분명 도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말 의미 있는 변화가 현재 우리 농업 주변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현재 세계 식산업 규모는 5000조원를 넘어서고 있다. 자동차, 정보기술(IT) 시장을 웃도는 규모인 것이다. 그 중에 우리 음식, 한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 농업 종사자들이 제공하고 있는 ‘안심하고 먹을 만한 먹을거리’가 얼마나 되는가를 생각해 보면 조금은 가슴이 답답하다.
농업 부문 종사자들은 당장은 힘들더라도 자신이 생산하는 먹을거리에 반드시 장인정신을 담아야 한다. 한식의 세계화, 지금은 그 시작이라 다소 혼란스럽고 질서가 없는 듯 보여도 우리 농업인과 농업관계자 및 정책당국자들이 가슴을 열고 같은 꿈을 지향한다면 결국 그 꿈은 이뤄질 것이다.
우리 농업에 희망이 없다고 감히 누가 단정할 수 있는가. 5000조원 시장에서 희망을 찾지 못한다면 어디에서 희망을 찾을 것인가. 우리는 우리의 문화와 전통이 어우러진 글로벌화한 먹을거리를 가지고 있다. 보조금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희망을 지향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지금 전국 농업 현장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빠짐없이 ‘방방곡곡 농업스쿨’이라는 이름으로 농업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매번 그 교육은 자정을 넘길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교육을 주관하는 관계자들는 농업인들과 대화하는 현장에서 답을 찾고 또 다른 고민을 가슴에 안고 돌아가고 있다.
농업·농촌의 재건을 목표로 한 ‘리컨스트럭션(Reconstruction) 운동’은 다른 게 아니다. 관계자들이 합심하는 것에서 그 첫 출발은 시작된다. 상호 신뢰 아래 합심하고 조직화하여 한식 세계화의 주도자가 되어 보자.
독일에는 200년 전통의 세계 최대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가 있다.
가까운 일본에는 ‘푸덱스 재팬(Foodex Japan)’이 있다. 이제 우리도 한식의 세계화를 통해 세계 최초로 푸드 비엔날레를 모색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 한 가운데에 우리 농업인, 소비자, 농업관계자, 정책당국자들이 모두 함께 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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