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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추천 와인] 남궁현 현대百 소믈리에



‘와인은 프랑스산’이라는 고정관념이 2007년 와인 대중화 바람이 불면서 깨졌다. 칠레 와인이 프랑스 와인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칠레 와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부드러운 타닌이 소주의 씁쓸한 맛과 비슷하고 소주보다는 향이 다양해 친근하면서도 신비로움이 가득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칠레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로 쉽게 가볼 수 없기에 먼 나라에서 온 칠레 와인을 접할 때는 애틋함을 충족시켜주는 것 같아 필자는 칠레 와인를 자주 마시는 편이다.

칠레 와인을 즐기기에는 뜨거운 해가 점점 짧아지기 시작하는 늦여름이 최적이다. 정열이 가득한 남미의 와인은 한여름의 열기가 수그러지고 감성이 풍부해지는 늦여름 초저녁에 최적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뜨거운 여름 해가 지는 주말 저녁 7시, 필자는 칠레 알토 마이포(Alto Maipo) 밸리에서 생산된 ‘카르멘 그란 리쎄르바 카버네 소비뇽’의 코르크 마개를 열었다.

160여년의 전통을 지켜 온 칠레 와인산업의 개척자이자 최상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카르멘사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내놓은 제품으로 한 모금 마시면 입안에 착 감기는 느낌이 일품이다.

카르멘사는 카르멘만의 와인 스타일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각각의 포도 품종에 가장 알맞은 떼루아에서 우수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와인 메이커팀의 노력으로 최고 품질의 포도를 생산한다.

카버네 소비뇽은 특유의 커런트와 스파이시한 향이 특징이며 칠레 알토 마이포 밸리는 극심한 일교차로 와인의 적절한 산미와 우아한 구조감을 살릴 수 있는 최적의 빈야드에서 ‘카르멘 그란 리쎄르바 카버네 소비뇽’을 만들어 낸다.


와인은 그 어느 마실 거리보다 만드는 이의 애정과 환경의 풍요로움에 민감한데 강렬한 포도의 향이 최근 마셔본 와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울 만했다.

풍부하고 진한 타닌이 입안 가득히 균형을 잡아주며 매혹적이고 달콤 쌉싸름한 코코아, 에스프레소 향도 느껴져 만족스러운 여운이 마신 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된다.

진한 타닌 때문에 붉은 육류 요리인 양고기 혹은 매운 양념의 소고기와 잘 어울리며 치즈와도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