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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마술피리' |
모차르트 최후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오는 10월 8∼1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파이낸셜뉴스가 베세토오페라단과 함께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을 초청해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그동안 ‘어린이 오페라’나 ‘가족 오페라’라는 문패를 달고 만들어졌던 여타의 ‘마술피리’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고품격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을 준비해온 베세토오페라단 강화자 단장은 “이번에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과 함께 하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신비스런 무대 분위기나 독특한 의상, 무대 세트, 조명 등에서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게 될 것”이라면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하면 베세토오페라단, 베세토오페라단 하면 ‘마술피리’가 연상될 만큼 오페라의 브랜드화에도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사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지난 2001년부터 예술의전당이 오페라 초심자들을 위해 자체 기획한 ‘가족오페라-마술피리’ 이후 어린이나 가족단위 관객이 즐겨찾는 오페라 무대로 널리 알려져 왔다. 유쾌한 새잡이 파파게노 등 동화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나 선과 악의 대결에서 선이 최후의 승리를 거두는 이야기 등이 초심자용 오페라로 만들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심오한 철학과 상징을 품고 있을 뿐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양식을 선보고 있어 어렵게 보자면 한없이 어려울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 오페라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오페라, 행복한 중독’ 같은 책을 쓰기도 했던 오페라 평론가 이용숙씨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복잡한 상징과 알레고리로 가득해 마치 비밀암호를 해독하는 작업처럼 숱한 해석들이 쏟아져 나왔다”면서 “오페라 속에 등장하는 ‘3’이라는 숫자를 통해 18세기 유럽 지식인 사회에서 맹위를 떨쳤던 프리메이슨(Freemason)의 흔적을 발견할 수도 있고 사악한 밤의 여왕과 현자(賢者) 자라스트로를 각각 왕당파와 혁명파의 상징으로 파악하는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술피리’는 아주 진지하고 심오한 오페라 세리아(정가극)에 오페라 부파(희가극)가 결합됐는가 하면 독일풍의 종교음악과 민요, 기교적인 콜로라투라(coloratura) 등이 혼재돼 있어 음악적으로도 ‘잡탕’에 가깝다. 새잡이 파파게노로 대표되는 오페라 부파에 방점을 찍으면 한없이 즐겁고 유쾌한 드라마가 만들어지지만 타미노와 파미나로 대표되는 오페라 세리아에 중점을 두면 한없이 장중하고 진지한 작품이 된다.
이용숙씨는 또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오페라는 아는 만큼 들리고 들은 만큼 즐겁다”면서 “극장을 찾기 전 오페라의 줄거리 정도는 파악하고 집을 나서는 것이 좋고 여유가 있다면 유명 아리아 몇 곡은 미리 들어보는 것이 오페라 관람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번 무대는 독일 성악가들로 구성된 독일팀(10월 8·10일 공연)과 국내 성악가들로 이뤄진 한국팀(10월 9·11일 공연)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독일팀에는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 소속의 안드레아스 샤이데거와 김석철(타미노 역), 에스테르 힐스베르그(파미나 역), 안냐 마리아 카프탄(밤의여왕 역), 게랄트 쇤(파파게노 역), 비다르 귄나르손(자라스트로 역) 등이 무대에 서고 한국팀에는 소프라노 박혜진(파미나 역), 박미자·우정선(밤의여왕 역), 바리톤 공병우(파파게노 역), 베이스 양희준(자라스트로 역) 등이 캐스팅됐다. 타미노 역으로 유럽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테너 김석철이 독일과 한국 양팀을 오가며 공연한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또 지휘봉은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 상임 지휘자인 에카르트 뷕크가 잡고 연출은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 상임 연출가 출신으로 현재는 독일 바이케르하임 캐슬 극장장을 맡고 있는 패트릭 비알드리가 맡았다. 3만∼31만원. (02)3476-6224
/jsm64@fnnews.com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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