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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세인트비뇨기과 김진홍 원장



“수술을 하면서 성전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세인트비뇨기과 김진홍 원장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성전환 수술을 하는 의사다. 특히 김 원장은 여성을 남성으로 전환하는 수술을 하는 전문의로 유명하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남성이 여성으로 성전환하는 것은 남성의 생식기를 떼어내면 된다. 하지만 여성이 남성으로 되기 위해선 없는 생식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성전환 수술이 발달한 태국도 남자로 성전환 수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의사는 1명에 불과하다.

김 원장이 성전환 수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3년. 그는 성기 확대 수술을 하다 보니 좀 더 어려운 수술에 도전해보고 싶어 유고슬라비아로 떠났다. 동유럽 최고의 성전환 수술 권위자인 사바페로비치 박사에게 1년 반가량 수술을 배웠다.

김 원장은 지난 10월에 20대 여성의 남성 성전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수술은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어렸을 때부터 남성처럼 지냈던 이 여성은 공장에서 남자들이 하는 작업을 한다. 주변에서도 그녀가 여자인 줄 몰랐다. 문제는 화장실 갈 때다. 소변을 볼 때 남자처럼 서서보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불안했다. 지금은 남성인 이 여성의 고충을 김 원장이 해결해 줬다.

김 원장은 성전환자(트랜스젠더)를 남성동성애자(게이), 여성동성애자(레즈비언)와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전환자는 태어난 성과 다른 성으로 살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반면 동성애자들은 성적 취향이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이들은 스스로를 여성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남성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사회생활도 한다. 이들에게 수술을 통해 여자로 성전환하라고 하면 절대 하지 않는다고 김 원장은 강조했다.

성전환 수술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과 진단이다. 2명 이상의 정신과 전문의가 ‘성정체성 장애’를 진단해야 한다. 괜히 여성 트랜스젠더로 성공한 연예인을 쫓아 수술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호르몬 치료에서 저항이 없어야 비로소 수술이 가능해진다.


세계에서 성전환 수술을 하는 의사들은 나라별로 1∼2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세계 곳곳의 성전환 전문의사들과의 교류가 활발하다.

김 원장은 “새로운 시술법이 나오면 각 나라 의사들이 수술방에서 만나 같이 수술을 하고 환자의 상태를 지켜본다”며 “우리나라 성전환수술도 외국과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