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전용기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세계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이 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필요한 개혁과 구조조정에 대한 긴장 이완”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17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차 싱가포르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APEC 최고경영자(CEO) 서미트’에 참석, ‘위기 이후 아시아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 주요 20개국(G20) 프로세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관련기사 4,5면>
이 대통령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자’라는 말이 생각난다”면서 “각국 정부 차원에서 긴장 이완이 없어야 할 뿐 아니라 개별 금융기관과 기업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위기 이후에 더욱 치열해질 시장을 내다보며 더욱 철저한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논란이 되고 있는 출구전략과 관련, “조급하게 출구전략을 실시함에 따른 소위 더블딥 리세션의 역사적 사례를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면서 “성급한 출구전략의 실시로 이제 막 시작된 회복세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출구전략의 실시는 사전에 합의된 일반원칙에 기초한 국제공조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면서 “지난주 영국에서 개최되었던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이러한 일반원칙이 채택된 것은 퍽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역할에 대해 “한국은 경제개발에 관한 일차적 경험을 갖고 있는 신흥경제국으로서 개발도상국과 신흥경제국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다”면서 “2010년 G20 정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과 신흥경제국들의 경제개발에 따른 고충을 덜어주고 선진국과 경제개발의 갭(gap)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국제금융체제 개선을 통해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주요 선진국과 이들 신흥경제국 간 쌍무적 통화스왑 체결의 확대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같은 지역차원의 금융협력체제 강화도 바람직스럽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14일 APEC 정상회의에서 내년 제4차 G20 정상회의 개최국인 캐나다의 스티븐 하퍼 총리와 함께 ‘위기 이후 아시아의 성장전략, 위기 이후 세계경제 재편’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제1차 회의의 논의를 종합, 발표하는 역할을 맡았다.
15일 2차 회의에서는 ‘지역연계, 자유무역과 열린 시장’에 대해 협의한 뒤 정상선언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APEC 기간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 각각 양자회담을 갖는다. /courag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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