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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송동근기자가 만난 사람]고흥길 문방위 위원장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위원장. 그와 인터뷰 일정을 잡고 준비하면서 그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깨끗한 정치, 소신있는 활동, 고흥길의 모습입니다’

선거철이면 많이 듣던 상투적인 멘트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보통 ‘정치인’이라 하면 국민들은 부정적 이미지부터 먼저 떠올리게 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법과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늘상 자신들의 당리당략만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이란 인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자가 만나 본 고 위원장은 그런 여느 정치인들과는 달리 매우 겸손하고 신중한 말과 행동에서 신뢰감이 느껴졌다. 중앙일보 기자시절 특종상을 네번이나 수상하고 편집국장을 거쳐 논설위원까지 지낸 그이지만 늘 자신을 낮추며 소신있는 정치인으로 세상을 겸허하게 대하는듯 했다. 지난 18일 고 위원장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문방위 위원장실에서 만났다.

-바쁜 의정활동중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국회 들어 오기전 30년 동안을 일선 취재현장을 뛰는 기자생활을 했습니다. 잘 아시만 언론인이라는 게 어디 자기 시간이 있습니까. 새벽 6시부터 밤 12시까지 바삐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그런 생활을 오래하고 나니까 정치에 입문해서도 건강을 위해 특별히 시간을 낸다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요. 그래서 짬짬이 걷거나 집주변 산을 오른거나 아니면 국회 체력단련실 등에서 틈나는 대로 5분, 10분씩 운동을 하죠. 규칙적으로 건강관리를 하거나 따로 계획을 세워 하는 것은 없습니다.”

-평소 생각하는 ‘한국의 미’는.

“‘한국의 아름다움’이라면 결국 한복이니, 한글이니,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저는 그런 표면적인 것보다는 그속에 내재된 미가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도자기라 하더라도 중국이나 일본이 갖는 미와 우리의 창자 백자에서 느끼는 미가 다른다는 거죠. 또 같은 전통 음악이나 예술을 감상하더라도 한국의 미는 서양이나 또는 동양 이웃나라에서 느끼는 문화예술과는 다른 차원의 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의 미는 바로 이것이다’ 라고 딱 잡아 말할 순 없지만, 한국의 미는 역시 표피적인 미보다는 내재적인 미가 더 중요하고 값지고 귀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의 미’에 얽힌 어릴적 고향의 추억 등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면.

“고향이 충남 청양입니다. 어릴적 고향집은 ‘토호(土豪)’라 할만큼 큰 기와집에 12개가 쭉 이어진 행랑채가 있었어요. 초등학교 다닐때 언덕에 올라 내려다보면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었죠. 특히 기와집에 눈이 쌓였을때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습니다. 또 하나 독특한게 있다면 ‘성황당’ 이란 곳이 있었어요. 나무같은 곳에 돌을 쌓고, 헌 옷가지도 걸어놓고 복을 빌고하는 곳 말이죠. 어렸을 때 거기서 잠시 발을 멈추고 꿈을 빌던 그런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한국의 미’가 있다면.

“눈으로 볼 수 있는 표면적이고 물질적인 미보다는 내재적인 것이 사실은 한국의 미에 정수(精髓)라 할 수 있어요. 특히, 우리의 사찰이나 고궁같은 곳의 지붕 용마루에서 대들보를 보면 한국의 곡선미는 외국의 사찰이나 박물관, 고궁과 크게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죠.

외국인들도 그렇게 느끼는지는 모르겠지만 외국, 특히 일본이나 중국에 다녀보면 한국만의 독특한 그런 내재적인 미를 찾아보기 어려워요.도자기만 봐도 색깔이나 치장을 중시하는 중국이나 일본의 화려한 것에 비해 우리나라 청자나 백자에는 은은함과 소박함이 담겨있죠. 또 한복은 저고리 곡선, 동정 등이 얼마나 독특한가요. 이런 것들이 결국 우리만이 갖는 독특한 미라 생각합니다.”

-어떤 것을 관광 상품화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나.

“자연환경이 좋은 제주도나 남해안 풍광,이런 걸 개발해서 외국 사람들께 관광상품 내지 관광지로 개발을 하자는 얘기들를 많이 하는데, 그것이 과연 경쟁력이 있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풍광이나 자연적인 것만 갖고는 사실상 관광상품화 한다는게 별로 독특하지가 않아요. 그래서 외국관광객이 왔을때 체험할 수 있는 관광문화가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보고 느끼는 것도 좋지만 본인이 직접 체험하는 것이 오늘 날 관광에서는 더욱 중요하다는 거죠. 도자기를 만들어 본다거나 템플스테이에서 새벽에 일어나 예불을 드린다거나, 또 한국 고유의 음식 맛을 체험해 보는 등, 이런 것들이 경쟁력을 갖는 독특함이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외국 지인이 한국에서 가볼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우리의 고유한 역사를 간직한 경주나 부여같은 고적지로 안내하는 것도 좋지만, 템플스테이가 잘 돼 있는 그런 전통 사찰로 안내를 하겠어요. 아니면 전통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공연장도 권하고 싶습니다. 규모면에서만 본다면 우리의 고궁이나 사찰은 중국에 비해 상당히 열악하다 할까요. 물론 품질면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양적으로나 규모면에서는 우리 것이 사실 왜소하죠. 그런 면에서 가장 한국적이라 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같은 것을 경험해 보도록 권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유적지다, 경주·부여, 서울의 4대궁이다 하지만 사실 그리스나 로마에 가서 본 외국인들이 여기와서 얼마나 감명을 받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물론 우리 것이 그에 비해 떨어진다거나 가치가 없다는 문제가 아니라, 외국인이 한국을 완전히 이해를 못한 상태에서 이곳에 온다면 그사람들 뇌리에는 그리스나 로마, 중국의 웅장함이 먼저 떠오를 거란 얘기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주 두드러진 특화랄까, 전문성을 아주 부각시켜야 된다고 봅니다. 역시 한국적인을 것을 보여주는게 가장 중요한 것죠.

-한국방문의해 기간(2010∼2012년) 정부는 물론 관광업계, 국민들은 어떤 수용태세가 요구되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홍보요원이라는 마인드를 가져야 된다고 봅니다. 국민들의 일상 생활에서부터 관광마인드로 무장이 돼야지만 사실상 관광객을 유치할 수가 있죠. 제일 중요한 것이 친절,겸손.이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고요. 또 하나는 관광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한데, 예를 들면 통역, 안내,언어 이런 것들 때문에 외국관광객들이 불편을 많이 호소하고 있죠. 따라서 외국인 맞이 여건을 마련하는데 정부나 국민 모두가 힘을 한데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특정 관광공사나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에서만 이뤄질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이 홍보요원이고 관광대사다. 그런 마인드로 관광의 생활화를 익히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문방위 위원장으로서 어떤 계획이나 꿈이 있는지.

“할일이 많이 있습니다. 미디어법이 일부 지난 국회에서 개정됐습니다만, 그 후속 조치들이 계속 필요하고요. 관광진흥관련법,방송통신기본법,미디어랩법 등 후속입법도 남아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에 아직도 부족한 문화인프라 구축문제, 제도적 또는 법적인 보완조치를 완결시키는데 전력 투구할 생각입니다.”/dksong@fnnews.com송동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