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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크레인 사용 "짝퉁 베어링" 전국 유통..대형 사고 우려>


대형 크레인, 주차타워 등에 사용되는 ‘짝퉁’ 베어링 케이스(하우징)가 전국에 걸쳐 다량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압축파괴하중에서 정품과 크게 차이 나 대형 사고가 우려되는 짝퉁 베어링 케이스가 안전시설에 설치됐는지 여부 등 확인에 나섰다.

베어링 케이스는 회전하는 기계의 축을 고정시켜주고 원활한 회전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계부품으로, 대형 크레인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돼 ‘기계의 쌀’로 불린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는 23일 상표법 위반 혐의로 베어링 제조 및 수입·유통 총책 최모씨(46)를 구속하고 제조·수입업자 홍모씨(39), 유통업자 배모씨(51) 등 1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미국 P사의 상표를 부착한 베어링 케이스를 중국 쓰촨(四川) 모 공장에 제작을 의뢰한 뒤 인천항을 통해 수입, 전국에 유통시켜 3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100억원 상당의 상표권을 침해한 혐의다.

최씨 등은 이 기간 경기 포천시 내촌면 제조공장에서 짝퉁 베어링 케이스를 불법 제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 등은 은밀한 거래를 위해 전국 100여명의 베어링 유통업자와 팩스(FAX)를 이용, 1대 1 로 제품보유현황 문서를 주고 받는 등 점조직 형태 유통망을 구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인적이 드문 농촌 창고를 임대, 간판이나 상호 없이 업소를 운영했으며 중국 제작의뢰 및 수입한 짝퉁 베어링 케이스를 보관, 또는 불법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짝퉁 베어링 케이스는 미국 P사의 정품 베어링 케이스에 비해 가격이 3분의 1 정도로 저렴해 수요자인 기계제작자들이 대형 크레인, 주차타워 등 제작 때 원가 절감 차원에서 죄의식 없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품 베어링 케이스와 짝퉁은 압축파괴하중에서 20% 정도 차이를 보여 대형 크레인, 대형 놀이시설, 엘리베이터, 주차타워 등에 사용되면 대형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며 “이미 유통된 짝퉁 베어링 케이스의 거래처를 추적해 대형 크레인, 주차타워 등 안전시설 사용여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창고에 보관 중이던 짝퉁 베어링 케이스 70여t(5t트럭 15대 분량)과 알루미늄 형틀 60개를 압수했다. /pio@fnnews.com박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