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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기자의 생생 이색직업] (36) SW 테스트 엔지니어

“가전제품, 휴대폰 등은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전에 반드시 제 손을 거쳐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테스트 엔지니어로 불리는 오세은 인피닉 선임연구원(33)은 국내 테스팅 시장이 해마다 25%씩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 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대학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오 연구원의 첫 직장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였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던 오 연구원은 우연히 테스팅 시장을 알게 됐고 테스팅 시장이 첨단 전자 산업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5년차인 그는 “제품의 치명적인 결함을 빨리 찾아내 개발자한테 알리고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오류를 수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고 소프트웨어 테스트 엔지니어의 역할을 정의한다.

최근에는 테스트 엔지니어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마친 후가 아닌, 소프트웨어 개발 기획 단계부터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직전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추세다.

테스트 엔지니어의 주된 업무는 말 그대로 전자제품이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보고 그 결함을 찾는 일이다. 때문에 프로젝트별로 업무가 이뤄진다. 오 연구원은 “프로젝트별로 하루에 끝나는 것이 있고 몇 달 동안 이뤄지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고객사와 일정을 협의하고 테스트 범위 등을 정하는 것이 첫번째 일이다. 그 후 테스트를 끊임없이 해보고 고객사에 문제점을 보내면 고객사가 그것을 해결한 후 다시 한 번 테스트를 하게 된다.

오 연구원은 “테스트 업무를 하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고객의 제품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일이다 보니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업무 능력 못지않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섬세함도 이 직업을 갖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다. 제품의 결점을 찾아내는 일이기 때문에 꼼꼼하게 제품을 관찰하고 사용해봐야 한다고 오 연구원은 조언한다.

그는 “항상 단점을 찾아내다보니 일상 생활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상황도 약간 삐딱한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며 웃었다.

실무적으로는 영어 실력과 소프트웨어 개발 경력이 있어야 한다.
오 연구원은 “업무 과정에서 영문 문서를 많이 다뤄야 하고 이 분야에서 쓰이는 용어 중에 영어가 많기 때문에 영어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프트웨어 개발 경력이 있으면 좋지만 경험이 없다면 관련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국내서 테스터라는 직업이 전문적으로 생겨난 것은 몇 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새로운 일에 대한 관심과 건실한 체력, 그리고 정보기술(IT) 전반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