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 강원도 태백권 관리팀 정선정수장에서 근무하는 김길상 주임은 정수장에서 근무하던 중 작업용 마스크 재고가 없는 것을 알았다. 김 주임은 강릉에 있는 태백권 관리팀 구매담당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마스크 공급을 요청했다.
태백권 지역 구매담당 직원은 현재 재고가 없고, 또 정수장까지 차로 3시간을 배달해야 하기에 주말에 수령하러 오라고 회신했다. 이후 구매담당직원은 마스크 업체에 전화해 물건을 배달해 달라고 했다.
이틀 뒤 거래업체 직원이 찾아와 장갑과 영수증을 구매담당자에게 전달했고 구매담당자는 김 주임에게 전화해 마스크를 찾아가라고 했다. 김 주임은 3시간 거리를 차로 달려 마스크를 수령해 갔으나 그 뒤에도 장갑 수령과 관련된 서류처리는 계속됐다. 구매담당직원은 장갑관련 영수증과 관련 증빙서류를 회계부서에 제출했고 회계부서에서는 월말에 장갑뿐 아니라 수 백건의 각종 소모품관련 전표를 취합해 결산을 해야 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가 지난해부터 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현장조직은 각종 소모품을 구매대행해 주는 구매통합사이트인 물사랑장터에 접속해 필요 물품을 구매하면 다음날 바로 물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물론 지역 구매담당직원도 한달 동안 거래한 소모품 내역이 한장으로 정리돼 있는 전표를 컴퓨터로 받아 손쉽게 구매결산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회계팀은 월말에 사내 전산망에 접속해 회계시스템상에서 자동처리돼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결산을 손쉽게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도입된 후 수자원공사에서는 소모품 구매와 관련된 서류 및 업무지연, 인력낭비 등의 비효율적 프로세스는 사라졌고, 구매절차 간소화로 전국 98개 산간오지의 작업장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의 만족도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수자원공사는 정수용품, 소모품, 사무용품 등 2400종의 물품에 대한 MRO 서비스를 구매대행사인 서브원에 맡겼는데, 그 결과 전체 80억원의 MRO물품 구입 금액 중 20%인 15억원의 구매예산을 절감했고 업무 처리비용 2억원, 구매담당자의 업무량 30% 축소 등의 효과를 봤다. 이를 통해 전략적 구매 본업에 업무를 집중시켜 인력 효율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물품 1건 주문 시 6단계 90분이 소요되던 시간이 통합 구매시스템을 통해서는 구매접수, 발주,계약체결 3단계로 축소되면서 10분 만에 구매 발주가 가능해졌고 전체적으로 20%의 구매금액 절감, 50% 구매시간 절감의 성과를 거두었다.
반도체 제조업체인 A사 역시 KeP 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기존 9단계에서 3단계로 절차가 감소했다. 지난 2008년에는 3억9000만원, 지난해에는 20억8000만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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