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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모스부호·외계어...30초 문자 전쟁

광고계는 지금 ‘30초 문자 전쟁’ 중이다. 짧은 시간안에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익숙한 알파벳은 물론 추억의 모스부호, 외계어까지 동원되고 있다.

■익숙한 알파벳에 새로운 뜻 담아라

알파벳의 최대 장점은 친근함이다. 기업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알파벳에 새로운 뜻을 담는 방식을 선호한다.

최근 SK브로드밴드가 선보인 유선 대표브랜드 ‘B’의 런칭 광고는 퍼즐판에 뒤엉켜있는 알파벳 ‘T’가 ‘B’로 변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B’는 ‘최상(Best)의 서비스로 기존 통신서비스를 돌파(Breakthrough)하고 뛰어넘겠다(Beyond)’는 뜻을 지니고 있다.

광고를 제작한 SK마케팅앤컴퍼니측은 18일 “SK텔레콤의 대표 무선브랜드 ‘T’와의 연계성을 보여주면서 컴퓨터, 전화기, TV등 유선통신 영역을 상징하는 아이콘을 사용해 ‘B’브랜드가 지향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그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역시 알파벳 ‘U’를 통해 따뜻한 기업 이미지를 강조한다. ‘U’는 영어단어 ‘You’를 한 글자로 줄인 것으로 광고는 엄마와 딸, 직장동료, 아빠와 아들, 친구 등 일상적인 관계 속에서 알파벳 ‘U’를 대입해 보여준다.

SK마케팅앤컴퍼니 박성식 CP8팀장은 “알파벳 문자를 형상화한 이미지는 소비자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가는 효과가 있는데다 때론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 신규 브랜드를 알리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알파벳의 숨은 뜻을 알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집중도와 기억력을 높인다”고 말했다.

■모스부호, 외계어 등 생소한 문자도

기아자동차의 신차 ‘K5’는 최근 로고나 상표명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는 ‘뚜우-뚜-뚜우 뚜뚜뚜뚜’라는 신호만 반복적으로 내보낸 뒤 ‘From Future, 2010년 4월 29일’이라는 한 줄의 문구만 보여준 뒤 끝난다.

이 광고에 등장하는 신호는 모르스 부호로 ‘K5’를 뜻한다. 즉 오는 29일 개막하는 부산 모터쇼에서 ‘K5’가 모습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광고를 만든 이노션 월드와이드 측은 “모르스 부호를 활용해 핵심 내용을 숨겼음에도 실제로 굉장히 많은 소비자들이 이 의미를 유추해냈다“며 놀라워했다.


스카이가 출시한 스마트폰 ‘시리우스’는 아예 외계어 ‘안드로이드어’를 만들어 광고에 활용했다. TV광고 말미에 등장하는 생소한 문자는 아랍어를 연상시키지만 실은 한글을 토대로 개발해낸 가상의 언어다. 광고속 안드로이드어로 ‘안드로이안스닷컴’이란 뜻을 담고 있는데 이 언어는 향후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에 한해 ‘비밀문자’로 활용할 계획이다.

/wild@fnnews.com박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