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게임 과몰입(중독) 방지를 위한 규제를 담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이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문화부와 여성가족부의 중복규제가 우려된다며 게임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상임위는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고 강제적 셧다운제 내용을 담은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에는 개정안의 주요 내용에는 △심야시간 청소년 인터넷게임 이용 제한 △인터넷게임 중독 경고 문구 표시 △청소년 가입 때 친권자에게 관련 정보 알리기 등이 담겨져 있다. 이 규정들은 지난 12일 문화부가 게임업계 등과 논의해 발표한 게임과몰입 방지 대책에 포함된 내용들이다.
다만 여성가족위의 개정안에는 “온라인 게임물을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청소년에게 제공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등 △심야 청소년 이용 제한을 강제화해 이를 어기면 처벌하고 △각종 고지를 하지 않았을 때도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점 등 강한 규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김성벽 여가부 청소년보호과장은 “게임업계 자율규제를 내용으로 하는 문화부의 대책은 실효성이 없다”며 “오히려 게임 규제법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건강한 이용을 유도해 산업을 진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여가위는 오는 21일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개정안을 처리하고, 법사위를 거쳐 이달 열리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청보법 규제에 대해 현행 게임산업진흥에관한 법률(게임법)에 들어있는 내용과 일부 겹쳐 자칫 이중 규제가 될 수 있는데다, 청소년들이 주 이용자층인 만큼 셧다운제 등의 조항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게임산업협회가 소속된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문산연)은 지난 15일 성명서를 내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게임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나선 조치들을 입법화해 강제 시행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영화는 영화법에서, 방송은 방송법에서, 게임은 게임법에서 규제되는 등 문화콘텐트 규제는 해당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각 콘텐트 관련법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옳다”고 촉구했다.
게임을 주력 수출 문화콘텐츠로 육성해온 문화부도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김재현 문화부 게임산업과장은 “여성가족위가 추진하는 대책은 문화부 예방책과 내용이 비슷해 사실상 중복규제”라며 “여성가족위는 게임이 청소년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기본 시각을 갖고 규제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fxman@fnnews.com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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