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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산책] 2010 토니상 후보, 흥행보다는 예술성


2010 토니상 후보 발표…상업적 흥행보다는 예술성 강조

뮤지컬 '펠라' 와 '새장 속의 광대', 최다 11개 부문 노미네이트

오는 6월 13일 개최 될 제64회 토니상 수상식을 앞두고 지난 5월 초, 수상 후보작이 뉴욕 공립 도서관에서 발표되었다. 올해 토니상 후보에 오른 작품들의 특징은 한마디로 "흥행보다는 작품의 예술성"으로 축약됐다.

작년 하반기부터 유난히도 헐리우드 스타들의 브로드웨이 무대 진출이 잦아지고 그 스타성을 바탕으로 한 관객몰이에도 성공을 거두며 매주 높은 박스 오피스 매출액을 거두던 흥행작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러한 작품들은 사실상 몇몇 부문을 제외하고는 올 토니상 후보에 오르는 데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반면 비록 스타가 출연하지 않았거나 관객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어도, 작품의 예술성을 내세운 작품들이 대부분 최우수 작품상 등 주요 부문의 후보에 올라 큰 대조를 보였다.

특히 이러한 대조적 구도는 최우수 뮤지컬 부문 후보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시즌 관객 흥행에 가장 성공한 두 작품, 네이단 레인을 주연으로 내세운 '애덤스 패밀리'와 트와일라 타프의 '컴 플라이 어웨이(Come Fly Away)'는 각각 2개 부문 후보로밖에 오르지 못한데다 최우수 뮤지컬 부문에선 거론조차 되지 않았지만, 오프 브로드웨이 출신작으로 아프로 비트 음악의 창시자인 펠라의 삶과 음악에 대해 그린 뮤지컬 '펠라'의 경우 최우수 뮤지컬 부문 포함 최다 11개 부문에 지명되었다. 또 다른 최우수 뮤지컬 후보이자 유명 펑크락 밴드인 그린 데이(Green Day) 앨범을 토대로 한 '어메리칸 이디엇(American Idiot)'은 오로지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을 뿐이다.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최우수 연극 부문에 오른 4개의 작품('인 더 넥스트 룸(In the Next Room, (or the vibrator play))', '넥스트 폴(Next Fall)', '레드(Red)', '타임 스탠드 스틸(Time stands Still)')은 지난 수상작인 '대학살의 신(God of Carnage)(2009)'이라던지 '어거스트: 오새지 카운티(August: Osage County)(2008)'의 박스 오피스 매출액과 비교하면 근처에 얼씬도 못한 작품들이다. 사실 티켓 할인폭을 엄청나게 넓히면서까지 관객을 모으는데 쩔쩔맸던 작품들이다. 또 현재로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두 연극, 휴 잭맨과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의 '스테디 레인(A Steady Rain)'이나 '레이스(Race)'의 매출액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두 작품은 후보에 거론되지도 않은 작품들이다.

"올해에는 작년의 히트작 '대학살의 신'처럼 누구나 만장일치로 칭송할 만한 거물급 작품이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러한 사실이 오프 브로드웨이에서부터 온 우리 같은 소규모 앙상블 연극에게 기회를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라며 연극 '넥스트 폴'의 리드 프로듀서, 리처드 윌리스는 말했다. 그의 말처럼, '블러디 블러디 앤드류 잭슨(Bloody Bloody Andrew Jackson)', '더 스캇츠보로 보이즈(The Scottsboro Boys)', '더 오펀즈 홈 사이클(The Orphans' Home Cycle)' 등 올해 많은 후보작들이 오프 브로드웨이 출신임은 이를 증명해준다.

뮤지컬 '펠라'와 함께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초의 동성애를 주제로 했던 '새장 속의 광대(La Cage Aux Folles)'의 리바이벌 작품 또한 11개 부문 후보에 오른 수작이다. 이 외에도 어거스트 윌슨의 리바이벌 작품, '울타리(Fences)'는 10개 부문에 올랐고, 이 작품을 통해 헐리우드 스타 덴젤 워싱턴과 비올라 데이비스도 각각 남녀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최근 브로드웨이에 올랐던 작품 중 가장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관객을 끌어들인 뮤지컬 '멤피스(Memphis)'가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그 뒤를 이었다.

작품부문에서와는 상반되는 모습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브로드웨이 무대를 점령하던 헐리우드 스타들이 브로드웨이 베테랑 배우들을 제치고 토니상 후보에 올라 연기력을 과시한 점은 괄목할만 하다.
거론된 주요 스타 후보로는 '햄릿'의 주드 로, '다리 위에서 본 풍경'의 스칼렛 요한슨, '어 리틀 나잇 뮤직(A Little Night Music)의 캐서린 제타 존스 등이다. 브로드웨이 베테랑 배우 중에는 안젤라 랜즈버리가 '어 리틀 나잇 뮤직'으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만약 올해 수상하게 된다면, 그녀는 생애 여섯번째 토니상 수상자로 연기 부문에 있어서는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자세한 토니상 후보 작품과 토니상에 대한 정보는 토니상 공식 홈페이지(http://www.tonyawards.com/en_US/nominees/index.html)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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