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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면 박스 인+지)천안함 군기강해이 보고체계 미흡 등 총체적 부실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군의 대응태세는 한마디로 군기강 해이 및 보고체계 미흡 등 총체적 부실로 집약된다.

군작전 대응 태세가 미흡한 것은 물론 사건당일 사건 발생 시간을 고의로 지연시키거나 왜곡시켜 보고하는 등 사건 초기 상황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시도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군 제2함대사령부와 해군작전사령부, 합동참모본부로 이뤄지는 군 수뇌부 지휘통체체제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은데다 이후 적절한 대응 조치도 이뤄지지 않아 국민불신만 가중시켰다.

■군 대응태세 총제적 부실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기존 침투방식과는 달리 잠수함(정)을 이용, 서북해역에서 우리 함정을 은밀하게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예상하고도 제2함대사령부는 백령도 근해에 잠수함 대응 능력이 부족한 천안함을 배치한 채 대잠능력 강화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와 해군작전사령부는 제2함대사령부의 대잠능력 강화조치 이행 여부 확인을 소홀히 하는 등 전투준비태세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제2함대사령부등은 사건발생 수일전부터 ‘북잠수정 관련 정보’를 전달받고도 적절한 대응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함께 천안함 침몰 사건을 상황보고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시간을 지연시키는 등 늑장보고를 한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해군 제2함대사령부는 최초 상황보고를 지연시켰으며, 이에 대한 고의성의 드러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제2함대사령부는 천안함으로부터 사건당일 저녁 9시28분경 사건발생 보고를 받고서도 해군작전사령부에는 3분후에 보고하고 합참에는 그보다 17분이 경과한 저녁 9시 45분에야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함의 어뢰피격 가능성 보고도 누락된 것으로 감사 결과 확인됐다.

천안함으로부터 침몰원인이 ‘어뢰피격으로 판단’된다는 보고를 사건당일 저녁 9시53분에 보고받고도 이러한 사실을 합참, 해군 작전사령부 등 상급기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초기대처에 혼선을 초래했다.

■사건 보고 의도적 지연 등 지휘통제 엉망

특히 합동참모본부도 지휘통제실에서 해군 제2함대사령부로부터 사건당일 저녁 9시45분경 천안함 침몰상황을 보고받고도 합참의장과 국방부장관에게 각각 저녁 10시11분, 10시14분에 늑장보고했다.

또한 긴급상황을 전파해야하는 유관기관 중 상당수 기관에 상황을 전파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발생시각, 사고원인 등도 왜곡 보고하는 등 군 기강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당일 해군 작전사령부로부터 사건발생시각인 저녁 9시15분에 폭발음 청취 등 외부공격에 의한 사고 가능성 등을 보고받고도 사건발생시각을 저녁 9시45분으로 임의 수정하고 ‘폭발음 청취’ 등을 삭제한 채 사건당일 장관 등에게 보고하고 대외에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함 상황 발생 이후 위기 대응 조치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국방부는 위기상황에서는 관계 규정에 따라 ‘위기관리반’을 소집해야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소집한 것처럼 장관 등에게 거짓 보고를 하는 등 합당한 전투대응태세를 이행하지 않았다.


아울러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는 언론발표와 관련해 열상감시장비(TOD) 동영상이 사건당일 저녁9시25분38초부터 녹화돼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저녁9시 35분 8초 이후의 영상만 편집, 공개해 국민불신을 초래했다.

또 사건발생시각등을 알수 있는 지진파 자료를 받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데다 보안조치를 소홀히 해 혼란을 일으키는 등 군 대응태세에 총체적인 허점이 있었다.

한편 감사원은 ‘감사결과 전문’ 공개와 관련, 군사기밀 사항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다 이를 공개할 경우 국가안보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어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혀 ‘반쪽짜리’감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ktitk@fnnews.com김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