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대여금 청구소송에서 상속을 한정 승인한 A씨의 아들 2명에게 반환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한정승인은 상속재산 범위 안에서 채무를 갚겠다고 법원에 신청하는 것으로, 민법은 원칙적으로 부모의 사망사실 등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하도록 하고 예외적으로 물려받은 빚이 상속재산보다 많다는 것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던 경우 초과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아버지가 수행하던 소송의 1ㆍ2심에서 채무가 없다고 선고됐는데 A씨 아들들이 대법원에서 판결이 달라질 것을 예상해 미리 상속을 한정 승인할 것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며 "상속채무가 상속재산보다 많다는 것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밝혔다.
변씨는 2004년 A씨를 상대로 3억원의 대여금을 갚으라는 소송을 냈는데 1,. 2심은 2년 전에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했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대법원에 재판이 계류 중이던 2007년 4월 A씨가 숨지자 두달 뒤 소승을 승계한 A씨의 아들들은 2009년 8월 20일 대법원에서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A씨의 아들들은 변씨에게 채무를 갚을 의무가 있다'며 원고승소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11월 11일에 상속을 한정 승인하겠다고 신청했다.
파기환송심은 "A씨의 아들들은 아버지의 소송을 승계한 시점에 채무의 존재를 알 수 있었으므로 한정승인은 신청 기간이 지나 효력이 없다"는 이유로 한정승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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