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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이야기] ‘엉뚱’ 광고의 속셈은

홍인영(이하 홍): 노 과장님, 오늘 왜 넥타이 안 하고 오셨어요?

노타이 과장(이하 노): 응 인영씨. ‘쿨 비즈’ 몰라? 오늘부터 노타이 패션으로 다니기로 했잖아.

홍: 아! 깜빡했네요. 과장님네 회사에서 ‘지구에 보험을 들자’ 캠페인 하신댔죠?

노: 이것뿐이 아니야. 샤워 시간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전기 플러그 빼두기, 폐지 재활용하기까지 할 일이 아주 많다고.

홍: 다 아는 내용이라 특별할 건 없는데요?

노: 이 중에서 홍인영씨가 실천하는 건 몇 개나 되는데.

홍: 사실 전 이해가 안 가요. 23개 생명보험사 중 노 과장님 회사인 동양생명은 5∼6위쯤 된다면서요. 차라리 다른 회사들처럼 상품 광고를 하면 업계 순위를 더 올릴 수 있지 않겠어요. 엉뚱하게 왜 환경보호 캠페인이냐고요.

노: 그건 인영씨가 몰라서 하는 소리야. 보험 광고들은 대개 공포심을 자극하거나 걱정거리를 던져주는 내용들 일색이잖아. 시청자들이 그걸 일일이 기억해줄 것 같아.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주는 방법 중 하나는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해. 보험업계에서 환경 관련 광고를 하는 건 우리가 유일하다고.

홍: 그게 과연 매출로 이어질까요?

노: 인영씨가 모델로 나섰던 현대차 투싼 광고도 마찬가지지. 연비며, 성능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도 없잖아. 오히려 남자친구에게 집착하지 말고 ‘쿨하게 살라’는 생뚱맞은 메시지를 전하지 않나?

홍: 듣고 보니 그렇네요. 저도 처음엔 의아했어요. 자동차 광고에서 왜 이런 내용을 다룰까 하고요.

노: 현대차의 그 전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어. 25세부터 35세 소비자를 끌어당기기 위한 거지.

홍: 그렇게 해서 효과를 봤다고 하던가요?

노: 현대차 내부적으로는 ‘성공’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타깃으로 삼은 젊은층이 투싼을 ‘섹시하고 쿨한 자동차’로 기억하거든. 나이가 어릴수록 기능을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첫인상에서 확 매료되는 경향이 강하니까.

<본 기사는 현대자동차 투싼의 TV 광고 모델 홍인영과 동양생명 ‘노타이 보험’의 가상 인물 노타이 과장의 가상 대화입니다.>

/wild@fnnews.com박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