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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스토리텔링 여행본능 자극

"동유럽, 귀를 기울이면…," "지금 나는 호주에 있다."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듣는 이로 하여금 모든 것을 훌훌 털고 훌쩍 여행을 떠나고픈 마음이 들도록 하는 문구들이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국적인 느낌으로 다가와, 간단한 문장이면서도 사람들의 '핏속 여행본능'을 자극한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대한항공이 벌이고 있는 광고·홍보 슬로건으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내세우고 있는 새로운 마케팅 슬로건 '동유럽, 귀를 기울이면'이 성공을 거두며 대한항공 여행정보 사이트가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이트에는 동유럽 관광에 대한 정보는 물론 세계 각지의 여행정보를 담고 있다. 동유럽을 소재로 한 홍보·광고활동이 시작된 후 지난 6월 2987명이었던 하루 평균 사이트 방문자수가 7월 들어 1만1430명으로 네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중 40% 가까이가 동유럽 정보 사이트 방문객이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아시아 지역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유럽지역 취항도시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유럽 노선 영업은 유례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유럽노선은 7월 22일부터 8월 20일까지의 예약률이 95%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동유럽, 귀를 기울이면'이라는 광고시리즈를 통해 백조의 성이라 불리는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성과 루트비히 2세의 이야기를 비롯해 체코 프라하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가 초연된 사연, 오스트리아의 진주로 불리는 잘츠카머쿠트의 할슈타트에서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가 탄생한 이야기 등을 소개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름철 해외여행을 생각하고 있던 많은 소비자들이 우리 광고에 나오는 이야기와 멋진 장면들에 매혹돼 동유럽행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초 선보였던 대한항공의 호주편 광고에는 프로게이머를 등장시켰다. 방에 틀어박혀 하루 12시간 이상 게임에만 몰두하던 게이머들이 호주의 자연 속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 스노클링을 하고 산호초 왕국을 탐험하며 그레이트오션로드 인근 절벽에서 행글라이딩에 도전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호주 관광명소를 자연스러우면서 효과적으로 소개해냈다.

지난해에 선보였던 미국편에서는 연예인 3명이 마치 로드무비를 찍듯이 미국을 횡단하는 스토리를 담았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미국의 유명 관광지보다는 뉴올리언스, 댈러스, 멤피스, 내슈빌, 한니발, 와메고, 산타페 등지의 이야기를 차례로 소개했다.

또한 '國無常强 無常弱(국무상강 무상약)' '生之畜之 生而不有(생지축지 생이불유)' '鐵面無私(철면무사)' 등의 고사성어를 이용한 중국편 마케팅도 중국의 역사 속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

업계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지난해부터 펼치고 있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올해 경기회복세와 맞물려 빛을 발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스토리텔링 마케팅 성공사례로 남을 것 같다"고 평했다.

/yscho@fnnews.com조용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