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어머니인 ‘이브’가 있다면 약 20만년 전에 살았다는 통계학적 분석결과가 최근 나왔다.
이러한 연구가설은 ‘미토콘드리아 이브’라는 개념에서 시작한다. 인간의 세포 내에서 에너지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개별 유전자를 분석하면 최초의 여성의 미토콘드리아를 어느정도 추측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는 미토콘드리아 자체의 특징 때문에 가능하다. 한국생명과학연구원 염영일 유전체의학연구센터장은 “미토콘드리아로 인류의 어머니를 추적해 보겠다는 연구가 시도될 수 있는 이유는 몸의 다른 부위와 달리 미토콘드리아는 어머니로부터만 유전되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미토콘드리아의 돌연변이가 일어난다는 가정을 하더라도 전체적인 기원을 거슬러 추적하는 가설은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과 폴란드 통계학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인류의 미토콘드리아의 원형을 가진 여성은 약 20만년 전에 존재했다. 이 시기는 현생인류가 지금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때와 거의 동일하게 일치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연구팀은 임의적으로도 실험을 하고 다양한 종류의 표본모델을 이용한 통계학적 분석을 했지만 모든 연구결과가 20만년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염 센터장은 “미토콘드리아 이브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 통계적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브가 최초의 인간여성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며 “하지만 이 여성 이후로 그녀의 후손들만 생존해 지구상에 있다는 점은 유전학적으로 특이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연구방식이 점점 발전하면서 전혀 다른 지역과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 간의 유전적 친근성 등을 조사하는 모델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앞으로 질병예방이나 항체표본조사 등에 필요한 인구집단을 추정하는 등의 통계학적 예측이 가능해진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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