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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 7개의 생산법인과 3개의 부품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소비시장인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의 성장에 맞춰 글로벌 모듈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모듈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
【베이징(중국)=조영신기자】“중국 비즈니스에서 ‘관시(關係)’가 제일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경제가 성장하면서 ‘관시’의 중요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중국이 변화하고 있다는 거죠”. 중국 베이징모비스 장국환 법인장의 말이다.
그는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관시와 함께 품질,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기술습득 효과, 고용창출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중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 전반을 챙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관시’만 잘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중국에 진출해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 법인장의 말에서 현대모비스가 중국 베이징에 둥지를 튼 지난 2002년 이후 매년 고속성장을 해 온 비결이 나온 셈이다. 꾸준히 변화하지 않으면 중국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잔업에 주말 특근까지, 풀가동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승용차로 20여분을 달리자 베이징 순이취 자동차공업 공단 지역이 나온다.
베이징현대기차 공장을 중심으로 현대모비스, 현대하이스코, 다이모스 등 수많은 국내부품업체가 동반 진출해 활발한 생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곳은 현대차그룹 중국 공략의 최전진 기지다.
현대모비스 베이징1공장 생산라인에 들어서니 베르나, 투싼, NF쏘나타용 모듈 생산이 한창이다. 약 8만2000㎡의 부지 위에 지난 2002년 설립된 이 공장은 말 그대로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베이징모비스 박용군 차장은 “현대차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1·2공장 모두 풀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1·2공장 모두 각각 연산 30만대를 생산하는 모듈공장이지만 주문이 밀려 평일 잔업에 주말 특근까지 하고 있다고 박 차장은 말했다.
지난 2008년 준공식을 갖고 생산에 들어간 제2공장은 중국형 아반떼(현지명 위에둥)에 들어가는 프런트엔드모듈과 운전석 모듈, 섀시모듈을 생산 중이다.
‘중국형 아반떼’는 중국에서 도요타,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경쟁업체의 집중견제를 받아온 베이징현대기차가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게 디자인 및 성능을 개조해 선보이는 주력차종으로, 현지에 파견된 연구 및 마케팅 전문 인력들의 철저한 시장조사 끝에 개발한 신모델이다.
베이징 1·2공장에서 근무하는 생산직 근로자 1000여명의 평균연령은 23세. 전 세계 현대모비스 공장 중에서도 가장 낮은 연령대를 기록하고 있다. 업무에 대한 열정 및 생산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공장 라인의 생산속도를 나타내는 시간당 생산속도(UPH)는 66에 달한다. 1시간에 66대의 모듈을 생산한다는 의미다. 보다 쉽게 말해 60초에 차 한 대분 이상의 모듈을 만든다.
현대·기아차그룹 내 생산법인은 물론 전 세계 자동차 부품회사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이라는 게 현대모비스 측의 설명이다.
불량률 또한 업계 최저 수준으로 BMW나 GM 등 현대·기아차의 최대 경쟁업체 또한 현대모비스의 모듈화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며 사업파트너로서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크라이슬러에 2004년과 2009년 각각 50억달러, 20억달러 규모의 모듈 부품 수주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장국환 법인장은 “세계 유수 자동차 업체가 집결해 있는 중국에서 한 치의 품질결함은 바로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면서 “품질향상 및 생산속도 개선도 등을 계량화해 모비스 특유의 품질 강점 분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력 갖춘 중국 생산법인
현대모비스는 중국에 7개의 생산법인과 3개의 부품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소비시장인 중국에서 모듈화 시스템과 글로벌 공급 네트워크를 다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다듬어진 모듈화 및 부품공급 시스템은 그대로 현대·기아자동차의 품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현대모비스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부품업체로 거듭나면서 시작한 고민은 바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부품시스템 전체의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한 해답이 바로 ‘모듈화’에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999년 트라제 차종에 장착할 섀시모듈을 울산모듈공장에서 처음으로 생산한 이후 모듈화에 대한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해외에도 이를 적용했다.
장쑤 모듈공장은 현대모비스의 첫 해외 생산거점이다.
2002년 12월 출자해 독자법인으로 설립한 이 공장은 천리마, 프라이드, 스포티지 등의 섀시모듈과 운전석모듈을 생산해 둥펑웨다기아기차에 공급하고 있다.
13만대 생산규모였던 이 공장 인근에 연간 30만대 생산규모의 신규공장이 추가돼 현재 연간 43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또 모듈제품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베이징 현지에 변속기를 생산하는 베이징변속기와 범퍼, 캐리어 등 중소형 사출물을 생산하는 모비스 중차법인도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변속기는 연간 40만대 규모의 중소형 변속기 및 신소형 수동 변속기 생산 공장을 갖추고 쏘나타, 아반떼, 투싼, 베르나, 프라이드 등 중국 현지의 현대·기아차 법인이 생산하고 있는 차종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우시지역에서도 모듈부품의 성능 향상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며 핵심부품제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자동차 제동장치의 기본이 되는 유압식 제동장치인 CBS, 스티어링 조향 펌프, 컬럼샤프트 등을 생산하고 있다.
모듈 중국 생산 100만대 시대를 열며 중국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중국 현지 업체를 대상으로 활발한 핵심부품 수주활동을 펼치며 글로벌 부품업체로의 도약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체계적인 부품 물류체인도 확립
현대모비스는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현대·기아차 고객들에게 신속한 부품공급을 통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체계적인 물류망을 갖추는 것이 선결조건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지구촌을 권역별로 구분, 세계적인 물류중심지를 중심으로 물류거점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해 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럽에는 벨기에와 독일, 슬로바키아 △중동지역에는 두바이 △중국 지역에는 베이징과 상하이 △북미에는 앨라배마와 마이애미 △러시아에는 모스크바 그리고 △호주 시드니 등 전 세계 물류 중심지에 총 19개의 물류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중국·남미·아프리카 지역 등 자동차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10개의 물류센터를 추가해 총 28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신흥 거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상하이부품센터(HMS)와 베이징 물류법인(BMP)을 중심으로 물류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2002년 설립된 상하이부품센터는 최첨단 물류시스템 및 장비를 갖추고 중국지역에 운행되는 현대·기아차 AS(애프터서비스)용 부품 공급 및 중국 내 부품업체들이 생산한 일부 경쟁력 있는 부품을 해외의 현대·기아차 공장에 공급하는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또 2004년 350만달러를 투자해 베이징기차투자유한공사와 합작으로 베이징에 물류법인(BMP)을 설립하고 베이징 현대기차가 생산하고 있는 차종에 대한 중국내 AS용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2006년 초에는 장쑤성에 물류법인(MPJY)을 설립해 둥펑웨다기아기차가 생산하고 있는 차종에 대한 부품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해외 동반진출 업체에 기술시험센터 전격 개방
현대모비스는 해외에 동반진출한 협력업체들이 생산하는 부품의 품질확보를 위해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중국. 현대모비스는 중국에 세계적 수준의 최첨단 장비를 갖춘 기술시험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내 생산물량의 품질시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구축한 이 기술시험센터를 현대모비스는 함께 진출한 협력업체들에도 전격 개방하고 있다.
중소규모로 운영되는 협력업체들이 자체적인 시험장비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아 현대모비스는 자사의 기술시험센터를 협력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들은 전자시험실·재료시험실·측정실·내구시험실·성능시험실 등 각종 시험실과 140여 종에 이르는 최첨단 시험장비를 갖춘 현대모비스의 기술시험센터에서 품질시험 및 인증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8년 12월 중국 국가시험인증위원회(CNAS)로부터 시험센터 인증서를 받았다.
중국내 5만여 업체가 운영하는 시험센터 가운데 CNAS의 인증서를 받은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CNAS의 인증서 획득은 품질테스트 결과에 대해 국가가 전권을 위임했음을 뜻한다.
현대모비스의 상해기술시험센터를 이용하는 협력업체들이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총 1만1000여 건의 시험이 진행됐다.
현재 중국에서 범람 중인 짝퉁 부품을 구별해 달라는 정국 정부의 요청도 월 20∼30건씩 접수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최근 ‘글로벌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한 세계자동차 부품업체 순위에서 12위를 차지했다.
2000년 현대모비스로 사명을 변경하며 자동차부품전문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톱 10위권에 진입한 가파른 상승곡선이다.
현대모비스 정석수 부회장은 최근 강점 분야인 모듈제조 및 AS 부품사업을 유지하는 한편 2020년까지 정보기술(IT) 컨버전스 전장, 친환경 핵심부품, 모듈통합 시스템을 3대 주력사업으로 키워 명실공히 글로벌 부품업체로 거듭나 글로벌 톱 5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fn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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