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령자의 고용상황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자층의 높은 비정규직 비율 등 고용의 취약한 질은 높은 노인빈곤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내놓은 ‘노동시장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50세 이상 중고령자는 생산가능인구(4009만명)의 34.2%(1372만명) 수준으로,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25만2000명 증가한 718만8000명(전체 취업자의 30.6%)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고령자 고용률은 전년 대비 0.2%p 감소한 52.4%를 기록, 외환위기 이전 수준(54%대)을 여전히 하회했다. 중고령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 비중은 51.4%로 전 연령 평균(70.0%) 보다 뚜렷하게 낮았으며,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37.7%에 불과했다.
최근 6년간 50대 미만 연령층에서는 취업이 확정되고도 계속 구직활동을 하는 불완전취업비중이 하락하는 추세와는 대조적으로 중고령층의 불완전취업비중은 2004년 32.3%에서 지난해 42.8%로 10%넘게 증가했다.
특히 고용의 질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정규직 채용과 관련해서는 올해 3월 현재 중고령근로자 2명 중 1명(48.2%)이 비정규직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연령 평균(33.1%)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또 중고령자들은 ‘도소매, 음식숙박업(22.5%)’, ‘농림어업(18.4%)’, ‘제조업(11.6%)‘ 순으로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소매,음식숙박업’의 80%가 5인미만의 영세자영업자로 소득 수준이 열악하고 휴·폐업률이 높아 빈곤층으로 전락할 확률이 높다는 게 고용부의 판단이다.
한편 고령자층의 고용지표 회복을 위해선 중고령자의 연령과 전문성을 고려해 대상별 특성에 맞는 일자리 대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용부 노동시장분석과 관계자는 “향후 중고령인구가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이들의 근로희망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중고령 퇴직예정자에 대한 전직지원 및 능력개발 지원을 활성화하고 고령자의 연령, 체력, 소득수준 등을 고려한 다양한 일자리를 적극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ountjo@fnnews.com조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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