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교향곡 1번,'거인'이 온다+사진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 말러 시리즈 세번째,내달 3일
말러의 첫번째 교향곡이 지금의 형태를 갖추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1889년 초연후 1893년 대대적인 수정을 하면서 ‘거인(Titan)’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말러가 자신을 투사시킨 영웅적 주인공 ‘거인’의 고통과 투쟁, 승리에 대한 이야기로 해석되고 있다. 1896년에는 5악장의 교향시에서 당초 2악장이었던 ‘블루미네’가 떨어져 나갔다. 말러 생전에 한번도 호평을 받지 못한 이 곡은 현재 가장 대중적인 말러 교향곡으로 자리잡았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말러 시리즈 세번째 무대가 열린다. 내달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명훈은 말러 교향곡 1번으로 지휘봉을 잡는다.
유명 교향곡 1번 대부분이 선대 작곡가들의 영향을 적잖게 받은 것과 달리 말러의 교향곡 1번은 “처음부터 끝까지 말러의 색깔”이라는 평을 들어왔다. 1악장은 봄의 기운과 주인공의 활기를, 2악장은 시골풍의 랜틀러와 도회적인 왈츠가 어우러진다. 3악장은 ‘숲속의 동물들이 사냥꾼의 장례식을 치른다’는 표제다운 구성이다. 유명한 돌림노래 ’자크 형제’를 단조로 옮긴 선율과 집시밴드의 우스꽝스러운 리듬이 뒤섞인다. 폭발적인 굉음으로 시작하는 마지막 악장에서 주인공은 가혹한 운명과 싸워 마침내 승리한다. 여기서 7명의 호른주자가 기립한다.
정명훈과 말러의 ‘거인’은 각별하다. 지난 2005년 서울시향 취임후 첫 공연으로 선택한 곡이 바로 ‘거인’이다. 2008년 태안 돕기 자선음악회에서도 이곡을 지휘했고, 최근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 함께 이 곡으로 무대에 올랐다./jins@fnnews.com최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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