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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의 캄보디아..알고보니 골프 천국

【시엠리아프(캄보디아)=정대균 골프전문기자】 시엠리아프시, 수도 프놈펜과 해안도시 시아누크에 이은 캄보디아 제3의 도시로 시엠리아프주의 주도다. ‘샴 격퇴’라는 의미의 시엠리아프는 17세기쯤 타이 아유타야 왕조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붙은 지명이다. 앙코르와트, 바이욘 등이 있는 앙코르 유적군 관광의 거점이 되는 도시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100만명 이상의 대학살이 자행되었던 ‘킬링필드’의 주역 폴 포트 사후인 1979년 이후부터는 캄보디아 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두말할 나위 없이 앙코르와트를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이 주요 수입원이다. 시내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붐빈다. 캄보디아 관광당국에 따르면 지난해에 약 14만2000명의 한국인이 캄보디아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나라를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10%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베트남에 이어 2위다. 올해도 8월 말까지 약 18만명의 한국인이 캄보디아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까지는 앙코르와트 위주의 순수 관광객이 주를 이루지만 점차 골프관광객 수도 증가세라는 게 캄보디아 관광청의 설명이다.

현재 캄보디아에는 프놈펜과 시엠리아프에 3개씩 6개 골프장이 있다. 대부분 골프장은 외국 자본에 의해 만들어졌다. 현지인 내장객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외국인 관광객이나 외국 기업 상주원들로 내장객이 채워지고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관계로 내장객이 많지 않아 2인은 물론 5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골프장 수준이 열악한 것은 아니다. 특히 시엠리아프의 골프장은 모두 최근에 조성된 것이어서 코스 레이아웃, 관리 그리고 부대시설 등 모든 면에서 세계적 수준을 자랑한다.

그중 가장 먼저 개장된 골프장은 소피텔호텔이 운영하는 소피텔 포키트라CC(파72·7327야드)다. 2006년 7월 개장한 이 골프장은 11세기에 크메르 왕국(캄보디아의 옛 이름) 시절의 유적지인 롤루 다리를 그대로 살려 중후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지만 벙커가 많아 전략적 공략이 요구되는 곳이다. 2007년부터 아시안투어 캄보디아오픈이 열리고 있다.

다음은 2007년 12월에 개장한 앙코르 골프&리조트(파72·7279야드)다. 시엠리아프 공항과 시엠리아프 중심가 어디에서든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 골프장의 가장 큰 특징은 ‘스윙 머신’ 닉 팔도(영국)의 설계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2번과 13번홀은 팔도의 시그니처 홀이다. 팔도가 개장식 때 말했듯 페어웨이는 넓어 무난하지만 요소요소에 도사리고 있는 가파른 벙커와 미묘한 언듈레이션이 있는 그린 때문에 공략이 그다지 쉽지 않은 코스다.

그러나 캄보디아 시엠리아프 골프투어를 설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곳은 가장 최근인 지난해 2월 개장한 시엠리아프 레이크GC(파72·7400야드)다. 이 골프장을 한국의 경안레저산업이 조성·운영하고 있어서다. 세계적인 골프코스 설계자인 일본인 사토 겐타로가 코스 설계를 했고, 클럽하우스와 함께 158채의 고급 빌라를 신축 중이다. 클럽하우스와 부대시설이 한국 골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데다 코스 전장이 길어 편안하면서도 호쾌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시엠리아프 골프투어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동남아 여타 지역과 달리 공항과 시내에서 15분 이내면 도달이 가능할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다. 도시 자체의 교통혼잡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운드 이후 주변 관광이 충분하다. 그 다음은 양질의 캐디 서비스다. 외국 기업들이 직접 운영하므로 캐디 교육을 철저히 한 결과라는 것이다. 기본적인 영어가 가능한 데다 최근에는 한국인 관광객 증가에 맞춰 한국어 교육까지 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결코 만만치 않은 그린피가 부담이다.
18홀 평일 기준 비지터 요금이 150달러(캐디피·카트피 포함)나 된다. 골프장 측은 패키지 투어를 이용하면 옵션에 따라 이용료의 조정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반응이다.

하나투어 골프여행사업 마케팅총괄 윤정원 부사장은 “캄보디아는 국내 여행객에게는 단순한 관광지로 더 잘 알려져 있어서 그간 골프투어는 상당 부분 제한적이었다”며 “그러다 보니 골프여행상품 가격이 만만치 않아 국내 골퍼들로부터 그리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한번 다녀온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점차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golf@fnnews.com

■사진설명=외국자본 투자로 캄보디아가 새로운 골프관광지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다국적 호텔 체인점인 소피텔에 의해 캄보디아 시엠립에 조성된 소피텔 포키트라CC 6번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