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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분위기 탄 한국 선수단 “당초 목표 상향 조정 가능”

"목표 상향 조정하겠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한국 선수단이 예상치 못한 초반 상승세에 신바람을 내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선수단이 밝혔던 공식 목표는 금메달 65개 이상 획득으로 4회 연속 종합 2위를 수성하는 것. 하지만 대회 초반부터 선수단의 맹활약이 이어지면서 15일까지 금메달 18개, 은메달 13개, 동메달 18개를 획득하자 목표를 상향 조정하면서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메달 밭' 사격 분위기 주도

한국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종목은 13일부터 금메달을 쏟아낸 사격. 대회 첫날인 13일 진종오(31·KT), 이대명(22·한국체대), 이상도(32·창원시청)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이 5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자 아시안게임 최초의 금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14일에는 남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 개인전, 여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 개인전 등에서 무려 4개의 금메달이 쏟아졌다.

사격의 상승세는 15일에도 계속됐다. 김학만(34·상무)과 한진섭(29·충남체육회), 김종현(25·창원시청)으로 구성된 남자 소총 대표팀이 15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셋째날 남자 50m 소총 복사 단체전에서 합계 1785점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김정미(35·인천 남구청)와 이윤채(28·우리은행), 권나라(23·인천 남구청)로 구성된 여자 소총 대표팀도 50m 소총 복사 단체전에서 합계 1775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 김학만이 이날 열린 남자 50m 소총 복사 개인전에서도 합계 698.3점(본선 595점, 결선 103.3점)으로 유리 멜시토프(카자흐스탄·679.9점)를 0.4점차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한국 사격 대표팀은 15일까지 역대 최다였던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금메달 7개)보다 많은 금메달 8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면서 한국 선수단의 상승세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유도, 일본 잠재우고 금빛 활약

'유도 종주국' 일본의 활약을 잠재운 유도 국가대표들의 분전도 돋보였다. 당초 한국 선수단이 유도에서 기대했던 금메달 개수는 3∼4개. 하지만 대회 첫날인 13일 김수완(22·용인대)이 남자부 100㎏ 이상급에서 금메달 물꼬를 튼 데 이어 여자 78㎏ 이하급 정경미(25·하이원), 남자 100㎏ 이하급 황희태(32·수원시청)가 릴레이 금메달을 따내면서 목표치를 하루 만에 달성했다.

한국 선수단은 14일에는 남자 81㎏급의 김재범(25·한국마사회)과 여자 70㎏ 이하급의 황예슬(23·안산시청)이, 15일에는 66㎏ 이하급의 김주진(24·수원시청)이 금메달을 추가하는 등 사흘 동안 12체급에서 6개의 금메달을 비롯해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하면서 종주국 일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한국 유도가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것은 지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때의 7개. 한국 유도 대표팀은 남자 60㎏ 이하급에 나서는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최민호(30·한국마사회)를 비롯해 여자 48㎏ 이하급의 정정연(23·포항시청) 등 금메달 후보가 여전히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역대 최다 금메달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태권도·양궁·레슬링 등에 기대

당초 한국 선수단이 예상했던 시나리오는 금메달 65개 이상을 따내 '전통의 라이벌' 일본을 누르고 아시안게임 4회 연속 2위 자리를 수성하는 것이었다. 대회 초반 일본에 2위 자리를 내주지만 태권도가 시작되는 17일부터 메달 레이스에 힘을 낸다는 계산이었다. 대회 초반에는 일본이 강세를 보이는 수영과 유도가 몰려 있기 때문에 두 종목이 끝나는 18일까지는 금메달 개수에서 15개 정도 뒤져도 후반에 충분히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대회 초반부터 일본을 오히려 앞서자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 선수단을 현지에서 지원하고 있는 김인건 태릉선수촌장은 15일 "사격의 경우 지난해부터 비용이 많이 드는 총알 값을 상당 부분 지원하고 겨울에는 해외 전지훈련까지 보내면서 훈련 여건을 만들어줬는데 결과가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또 유도에 대해선 "그동안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이나 그랑프리 대회에서 일본을 앞섰는데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참패를 당한 것이 오히려 약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 선수단의 금빛 레이스는 17일 '효자 종목'인 태권도가 시작되면 더 탄력을 받을 전망. 아울러 18일에는 최근 막을 내린 2010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5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남녀 펜싱 대표들의 금메달 도전이 시작되며 19일부터는 세계 최강 태극 궁사들이 금빛 과녁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21일부터는 전통의 강세 종목인 레슬링이 시작돼 무더기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김인건 태릉선수촌장은 "대회 초반부터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분위기가 아주 좋다. 이 정도면 당초 목표를 상향 조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asygolf@fnnews.com이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