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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랙 프라이데이’ 랠리 이끌까

한국 증시가 오는 26일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앞두고 본격적인 연말랠리를 시작할 수 있을까. 미국 유통업계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이른바 '고용 부진 속 소비 회복'이 가능할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한국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관심은 이제 미국인이 올해 말 얼마나 지갑을 열지에 쏠려 있다.

■미국 소비 지표에 쏠리는 눈

지난해 미국의 가전 판매점, 의류 및 액세서리 판매점, 귀금속 판매점은 블랙 프라이데이로 시작되는 '홀리데이시즌에 연매출의 25%를 올렸으며 글로벌 증시가 연말랠리로 이어졌다.

미국 소매판매협회는 2010년 '홀리데이시즌' 소매 판매액을 지난해보다 2.3% 증가한 4471억달러로 예상했다.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지난 12일 발표한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69.3으로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다. 금융 위기 등으로 심각한 소비침체를 경험했던 미국인이 올해 소비를 몰아서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이른바 억압수요(pent-up demand)의 분출이다.

대우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연말 소비가 시장의 기대만큼 좋게 나올 경우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 요인이어서 글로벌 유동성이나 자산시장에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며 "그러나 결국 미국의 소비 호조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외국 자본 이탈이 걱정이다.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최근 1주일(11∼17일) 간 한국 관련 해외 뮤추얼펀드로 5억54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그러나 유입 규모는 급감했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애널리스트는 "향후 신흥국의 자금 쏠림보다는 선진국으로의 자금이동(머니시프트)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일부는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IT·자동차 등 기대감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업종이 꼽힌다. 우리투자증권 이무진 애널리스트는 "미국 연말 소비 특수를 통해 9∼10월 대미 수출의 증가세가 높았던 휴대폰과 가전에 대한 재고 축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난 여름 수요 특수를 누리지 못했던 IT 업종이 이번 미국 연말 소비 특수로 인해 상당 부분 재고의 소진이 나타난다면 향후 IT 업황 시각 개선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IT 업종에 외국인 매수세도 들어오고 있다. 한양증권 임동락 애널리스트는 "IT 업종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11월 들어 외국인이 꾸준히 선취매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는 IT 산업 재고사이클이 저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고 연말 소비 특수 등을 염두에 둔 접근인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애널리스트도 "선진국 경기에 민감한 국내 IT업종을 중심으로 한 상승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 3.67%, 하이닉스반도체 5.86%, LG디스플레이 5.39% 등 IT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자동차주도 소비확대 수혜 기대감이 크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미국법인(HMA)은 올해 1∼10월 45만2703대를 팔아 지난해 전체 판매량(43만5064대)을 넘어섰다.
현 추세라면 다음 달 중순께 50만대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기아자동차도 올해 조지아 공장 준공으로 역대 최고인 35만대 판매를 기록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엽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더블딥 우려가 사실상 해소되면서 미국의 추수감사절 소비가 예상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IT와 자동차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mh@fnnews.com김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