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Social media)’가 출판, 영화, 공연, 레저업계 등 문화산업계에 강력한 마케팅 도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소통’을 중시하는 문화계 특유의 정서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상품의 일방적인 ‘노출’보다 상품에 대한 ‘품평회’가 결정적이고 상품 평가가 기왕이면 자신이 신뢰하는 ‘지인’일 경우 더 강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
업계의 소셜마케팅 사례는 다양하다. 인터파크가 서비스 중인 문화생활 소통서비스 반니(www.banni.kr)는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달리 자신이 경험한 문화생활을 책장에 차곡차곡 보관할 수 있다. 책장의 작품을 하나 꺼내면 같은 경험을 한 사람과 그의 또 다른 문화 경험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인터파크도서에서 책을 구입할 때마다 장당 책 가격의 1%에 해당하는 ‘북카드’ 3장이 발급되는 혜택도 주어진다. 이 ‘북카드’는 친구에게 책 추천과 함께 선물하거나 타인에게 기부할 수 있다. 친구가 책을 사면 자신에게 인터파크 아이포인트가 쌓이게 돼 반니에서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도구로도 사용된다.
영화계도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시작한 영화 ‘육혈포 강도단’을 시작으로 ‘반가운 살인자’ ‘퀴즈왕’ 등이 스마트폰으로 영화 홍보에 나섰다. 초반에는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예고편 동영상 등을 제공하는 정도였지만 최근엔 내용이 갈수록 진화 중이다.
지난달 개봉한 강동원·고수 주연의 영화 ‘초능력자’ 애플리케이션은 영화 소개뿐만 아니라 독특한 콘텐츠가 더해져 크게 인기를 끌었다. 이용자들은 이 앱을 통해 미공개 현장 스틸, 얼굴 합성, 초능력 테스트 등을 즐겼다. 초능력 테스트는 혈액형과 이름을 기입하고 지문을 인식하면 자신의 초능력지수를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였다. 소셜 네트워크를 다룬 영화도 최근 개봉돼 화제를 모았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는 페이스북으로 최연소 억만장자가 된 하버드 천재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틱한 실화로 전미비평가협회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영화’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공연계는 트위터 등으로 관객과 밀도 높은 스킨십을 추구한다. 대규모 자금 동원이 여의치 않은 제작사로선 소셜미디어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지킬 앤 하이드’ ‘아이다’ 등 최근 개막한 대형 뮤지컬은 일찌감치 트위터를 개설, 작품과 배우에 대한 정보는 물론 극장 주변의 편의시설에 대한 가이드까지 나섰다.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리뷰어를 모집, 작품 개막 후 곧바로 리뷰 서비스를 벌이는 업체도 많다. 뮤지컬, 문화동호회는 집단으로 트위터에 가입한 뒤 기획사와 티켓 할인협상도 벌인다. 기획사 입장에서 충성도 높은 팔로어에겐 갖가지 혜택을 부여하는 식으로 팔로어를 관리한다.
본격 시즌에 돌입한 스키장 및 리조트 업계는 ‘스마트폰 열풍’이라 할 만하다. 서브원 곤지암리조트가 이달 초 오픈한 모바일 앱서비스는 날씨·교통 정보, 라이브캠, 가이드맵, 친구 찾기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무주리조트는 지난 3월 업계 처음으로 모바일 웹페이지를 오픈, 스마트폰뿐 아니라 2차원(2G)과 3차원(3G)으로 무주리조트 스케치와 영상, 이벤트, 객실, 골프장 안내서비스 등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대명리조트는 지난 5월부터 예약시스템을 포함한 모바일 웹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 홈페이지 회원은 인터넷과 전화로만 객실예약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휴대폰으로 예약 및 결제가 가능하다. 보광 휘닉스리조트는 지난 7월 국내 처음으로 실시간 웹캠서비스까지 제공되는 모바일 웹페이지(m.pp.co.kr)를 오픈했다. 이 페이지에서는 각 리조트의 정보 조회뿐 아니라 예약 및 결제까지 가능하다. 날씨뿐 아니라 각종 이벤트, 패키지 및 이용요금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웹캠서비스를 통해 슬로프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지난 11월 모바일 웹페이지를 오픈한 오크밸리는 이달 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오픈, 현장 라이브캠으로 리프트 대기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했으며 트위터를 통해서도 잔여객실 현황, 스키장 관련요금 정보, 편의시설 안내, 셔틀버스 이용 등의 실속 있는 정보를 빠르고 손쉽게 조회할 수 있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매스미디어가 수동적인 정보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인 반면 소셜미디어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한 양방향 소통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마케팅 위력이 크다”면서 “공연 티켓 판매도 수요자들이 소셜네트워크로 입소문을 내서 공동구매자를 함께 모으고 할인된 가격으로 티겟을 공동구입하는 ‘소셜 쇼핑’ 방식이 곧 일반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화부
■사진설명=문화·레저산업계가 '소셜미디어(social media) 마케팅'에 빠져들고 있다. '입소문'과 '소통'이 중요 매개수단인 소셜미디어는 문화·레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유인하는 강력한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 증강현실을 이용해 고객에게 시설 안내 등을 하는 곤지암 리조트의 스마트폰 앱(위 사진), 페이스북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영화 '소셜네트워크'의 포스터(아래 왼쪽 사진), 스마트폰을 활용한 인터파크 바니의 초기화면(아래 오른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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