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규모의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이 LG생활건강 주식을 대거 매수해 관심을 끌고 있다.
GIC는 그동안 국내 부동산 투자와 일부 기업들의 지분 투자 등에 나선 적이 있지만 주식시장을 통해 직접 지분을 산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 일각에서는 이번 LG생활건강 지분 매입을 계기로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GIC는 지난 11일(지분 변동일 기준) LG생활건강 주식 77만8116주를 주당 36만8000원에 매수했고, 14일에도 주당 36만2874원에 5854주를 추가로 사들여 보유 지분을 5.01%로 늘렸다고 21일 공시했다.
GIC는 단순히 취득할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의 주가가 최근 충분한 조정을 통해 싸진데다 성장성도 뛰어나다는 판단에 따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해당 주가가 고점 대비 20% 빠지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로 축소될 만큼 조정이 충분히 이뤄졌고 주당 35만원을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PER를 28배 안팎으로 유지하다 최근 20배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주가 매력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분석. 분기 실적도 양호한데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과 함께 수익성도 개선해 나가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LG생활건강은 그동안 코카콜라음료, 더페이스샵, 해태음료 등을 잇따라 인수하는 공격적인 M&A 전략을 통해 외형을 확장시켰고 수익성도 충분히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GIC는 지난 1999년 우리나라에 진출한 이후 4억달러를 들여 서울 중구 태평로의 서울파이낸스빌딩을 인수해 11년째 보유하고 있으며 코오롱빌딩과 강남 파이낸스센터, 회현동 프라임타워 등도 사들였다. 지난 2000년 490억원에 매입한 회현동 프라임타워는 지난해 6월 도이치자산운용에 1400억원에 팔아 230%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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