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측면보다는 공적기금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죠.”
박성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략팀장(45)은 1999년 이후 줄곧 기금운용본부에서 일하며 한우물만 팠다.
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의 경우 펀드매니저들을 3년 단위의 계약직으로 뽑기 때문에 이직률이 높아 12년 동안 기금운용본부에 몸담고 있는 박 팀장은 상당히 드문 경우다.
기금운용본부도 인센티브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금융업계에 비해 급여 수준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금운용본부에 10년 이상 몸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박 팀장은 “모든 직장이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기금운용본부의 경우 국민연금이라는 공적연금을 다루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으며 이 곳에서는 ‘교과서적인 투자’를 중시하기 때문에 투자의 기본을 배운다는 측면에서 경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이해관계자인 국민연금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다.
박 팀장은 “국민연금은 다들 관심이 많아 심지어 동창회에 가서도 내가 나타나면 온통 대화 주제가 국민연금으로 바뀔 정도여서 가기 싫었던 적도 있다”며 웃었다.
지금은 국민연금에 자발적인 임의 가입자가 크게 늘 정도로 신뢰를 받고 있지만 도입 초기에만 해도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는 우려 때문에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박 팀장이 입사할 당시(1999년)에 47조원에 불과했던 국민연금기금이 지난해 300조원을 넘어서 세계적으로도 4번째로 큰 연기금으로 올라섰다.
그는 “입사 당시와 비교하면 금액이 엄청나게 늘었지만 연금 최대 금액은 2000조원이 넘기 때문에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운용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면서 “초기단계의 운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짜는데 있어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연금기금 운용금액도 급격히 늘고 있는 만큼 인재 영입을 위해 국민연금에서도 보상체계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면서 “국민연금은 안정성이 중요시 되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보수적인 투자가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성급한 성격보다는 책임감 있고 꼼꼼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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