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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보이는’ TV와 냉장고 투명디스플레이 시대 온다

#1.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이 투명한 스크린에 손을 대자 유리창처럼 생긴 스크린에 영상이 나타난다. 이어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투명한 화면에서 정확한 범행 현장이 검색돼 범인을 색출해낸다.

#2. 영화 ‘기프트’에서 주인공은 누군가로부터 휴대폰을 받았다. 꺼진 휴대폰의 뒷면을 거머쥔 주인공의 손가락이 앞쪽 액정에 그대로 비친다. 마치 휴대폰 액정이 뚫려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이는 미래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통해 구현한 영화 속 장면들이다. 이런 영화 속 장면이 공상만은 아니다. 이미 투명 디스플레이기술이 발달하면서 영화처럼 신기한 투명기기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와 디스플레이뱅크 등에 따르면 투명 디스플레이는 내년을 기점으로 상용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신흥 유망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전 세계 투명 디스플레이시장은 오는 2025년에 대수 기준으로 11억7000만대, 금액 기준 872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투명 디스플레이란 디스플레이 자체가 일정 정도의 투과도를 지녀 화면의 뒷배경이 보이는 게 특징이다. 이런 특성에 힘입어 투명 디스플레이는 건물을 비롯해 차량의 창문, 상가의 쇼윈도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투명 디스플레이는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뛰어난 특성을 갖춰 종전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을 상당 부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사정이 이렇자 국내외 기업들은 투명 디스플레이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사업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은 올해 10개의 손가락에 반응하는 116.84㎝(46인치) 초고화질(Full HD) 반투명 디스플레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 삼성은 이 제품을 냉장고에 접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마디로 문을 열지 않고도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냉장고가 등장한다는 얘기.

삼성은 지난해 48.26㎝(19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투명 디스플레이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태블릿PC 형태로 상용화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 제품은 자체 개발한 투명 화소 설계기술을 적용해 투명도를 30% 이상 높였고 높은 저항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투명한 스크린의 모바일기기인 ‘아이스터치’를 선보인 바 있다.

LG도 투명 디스플레이의 상용화에 공을 들이기는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지난 2009년 투명 키패드를 적용한 휴대폰을 전 세계 40개국에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LG는 평소에는 유리창으로 사용하다가 터치를 통해 투명 디스플레이로 전환할 수 있는 119.38㎝(47인치) ‘윈도 TV’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에지형 발광다이오드(LED) 방식의 투명 광원을 채용, 조명이나 자연광이 있는 경우는 물론 주위에 빛이 없더라도 영상 표현을 할 수 있다.

해외에선 휴렛팩커드(HP)가 투명 태블릿PC를, 소니에릭슨이 투명 휴대폰을 공개한 바 있다.

/hwyang@fnnews.com양형욱기자

■사진설명=삼성이 개발한 48.26㎝(19인치) 투명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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