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상승 압력에 방어적인 원자재 생산기업이나 시장지배적 기업에 관심을 가져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소비자 물가와 원자재(유가 등) 가격 상승으로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평균 3.8%(3월 말 기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올해를 포함해 2015년까지 3%대를 보이면서 33개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인플레이션주 매수
인플레이션이 정말로 심각한 문제가 된다면 주식 투자는 큰 매력이 없다.
미국 뉴욕 스턴스쿨은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 두 차례 오일쇼크에 따른 인플레이션 시기에 주식은 원자재와 부동산 등에 비해 낮은 성과를 기록했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물가상승이 기업 원자재가격 상승을 초래하지만 실제 기업이 만들어 파는 제품 가격은 물가 상승을 빠르게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달러 캐리트레이드 활성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등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 이슈만으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영증권 임태근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자체가 주식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인플레이션 수준 자체가 달라지는 게 주식시장에는 훨씬 큰 의미가 있다"면서 "지난 10년간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 평균은 3.4%로 이보다 낮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장기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 주목
외국인의 투자전략 키워드 역시 '가격 부담이 적은 인플레이션 수혜주'로 집중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토러스투자증권 오태동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화학과 자동차와 같은 기존 주도주에서 가격 메리트가 있는 인플레이션 수혜주(철강, 건설 전기전자, 보험 업종)로 매수 종목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정부의 가격통제 범위에서 벗어나 있고 가격 변동을 심하게 시킬 수 있을 만큼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는 기업일수록 유리하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가격 통제가 우려되는 소비재보다 해외시장과 국내시장에서 가격 전가가 쉬운 에너지·철강·부품주가 좋은 선택이다. SK에너지·GS·한국타이어·현대제철 등이 대표적이다.
가치주는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효과적인 헤지 수단이 된다. 가치주는 전반적인 자산 가치 상승이 수혜로 돌아오는 기업이다. 전문가들은 자산 가치 대비 주가가 현저히 낮고 유형자산 비중이 높으며 영업 가치 상승도 동반되는 기업을 꼽는다.
또 자원개발주·건설·기계업종도 수혜를 볼 수 있다. 관련주에는 대우인터내셔날·LG상사·대림산업·두산인프라코어 등이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수익구조가 안정적인 중형주로 LG패션, 티씨케이, 테크노세미켐, 신성홀딩스, S&T대우, 카프로, SKC 등을 꼽았다.
/kmh@fnnews.com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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