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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유력 후보 베트남, 10년 전 중국 투자 효과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란 칭호를 얻은 것은 값싼 노동력 덕분이었다. 지난 10년간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쏟아냈다.

그러나 중국은 더 이상 이전의 중국이 아니다.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중심의 미래산업으로 성장 엔진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공장은 어디로 옮겨질까. 증시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국가들과 아세안, 그 중에서도 베트남이 중국의 지위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현재 베트남 수혜 기업에 베팅한다면 10년 전 중국에 투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가격이 부담스러워진 상황에서 이들 기업들은 최적의 투자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포스트 차이나’ 유력후보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공장의 베트남 이전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리앤펑이 최근 베트남으로 생산라인을 옮겼고, 미국의 코피, 슬립앤슬라이드와 대만의 시에펑슈즈, MICL, ETC, 일본 산요전기 등도 베트남 이전을 결정했다.

이처럼 베트남이 ‘포스트 차이나’(중국 이후)로 부상하는 것은 과거 중국이 지녔던 장점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은 “노동 생산성이 높고 임금이 낮은 국가가 인프라와 네트워크까지 잘 갖춰졌다면 투자 자본이 밀려들 수밖에 없다”면서 “베트남은 이런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기준 베트남 하노이시의 최저임금은 95.8달러로 중국 베이징(286.7달러), 인도 델리(187.4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131.3달러) 등보다 크게 낮았다.

인프라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은 반돈공항, 석탄화력발전소, 원자로, 주상복합빌딩, 심해항만, 신도시, 도심철도 등의 건설을 계획 중이다. 이 증권사 김경기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공장 이전에 대한 준비를 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내수 시장을 확대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힘을 비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내수 수혜주에 주목

공장들이 집결하면 자연스럽게 내수 시장이 커지게 된다. 베트남 인구는 8720만명으로 세계 10위권인데다 중산층이 2002년 전체의 14%에서 2008년 54%로 급증하는 등 성장 잠재력까지 크다.

베트남 내수 성장의 과실을 함께 따려면 시장이 커지는 시기에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중국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오리온, 이랜드, 베이직하우스 등도 이 기간에 중국에 진입했다.

이런 측면에서 유망한 종목들로는 바로 락앤락, 롯데쇼핑, CJ오쇼핑이 꼽힌다. 락앤락은 최근 베트남 내 식품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408만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 대비 114%에 이르는 성장률이다. 2013년에는 매출액이 24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롯데쇼핑도 베트남 유통시장을 선점하고 있다.현재 호치민에서 운영하는 할인점과 백화점이 3개 뿐이지만 2018년까지 총 30개의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CJ오쇼핑도 공략 채비를 끝냈다.
지난해 3월 베트남 제1케이블TV 사업자인 SCTV와 합자 법인을 설립했고, 올 하반기 본격적인 홈쇼핑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은 베트남의 인프라 확장 사업에 나서고 있다. 한화증권 이광수 연구원은 “토목, 플랜트, 주택 등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수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