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값이 결혼 예물 시장 풍경을 바꾸고 있다. 전세금과 혼수 준비에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예비 부부들이 관습처럼 여겨져온 3종 세트, 5종 세트와 같은 개념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것 하나만 구입하기 때문이다.
금값이 오르다보니 같은 가격이면 화려한 다이아몬드를 구입하거나 투자가치를 고려해 금을 선호하는 상반된 현상도 보이고 있다.
■금 대신 화려한 다이아몬드로
최근 결혼 예물 시장에선 다이아몬드 커플링보다 캐럿 사이즈 반지를 찾는 이가 부쩍 늘었다. 캐럿 사이즈 반지는 다이아몬드 중량이 1캐럿 이상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것으로 등급에 따라 700만∼1300만원에 이른다. 반면 다이아몬드 커플링은 통상 0.1∼0.5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들어가고 0.5캐럿의 경우 220만∼550만원이다.
가격 차이가 3배 이상 나지만 비싼 제품이 잘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과거 관습처럼 여겨지던 ‘예물함 3종 세트’, 혹은 ‘5종세트’의 개념이 희박해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제품 하나만 구입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1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다시 만들어 착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점이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액세서리 브랜드 미니골드 측은 17일 “과거에는 다이아몬드 세트, 진주 세트, 순금 세트, 유색보석 세트 등으로 구색을 맞추는 일을 중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화려한 느낌의 메인 예물 1점, 실속형의 서브 예물 1점을 함께 구입해 착용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서브 예물로 각광받는 다이아몬드 커플링 역시 데일리 액세서리(매일 착용하는 액세서리)로 쓰이면서 지난해 동기보다 30%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
■금값이 오르니 차라리 금으로
“다이아반지 대신 순금으로 받고 싶은데 시어머니께 어떻게 말씀드리는 게 좋을까요.”
최근 결혼 준비 온라인 동호회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질문이다. 비슷한 질문을 올린 회원 A씨(33)는 “기혼자들은 ‘결혼할 때가 아니면 다이아반지 못받는다’고 말하지만 금값이 워낙 뛰니 차라리 같은 돈으로 금을 사 재테크에 활용하고자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순금 시세(3.75g)는 2008년 12월 11만원이던 것이 현재는 19만원에 이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향후 금값 상승을 기대하고 순금 골드바를 찾는 이도 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순금 골드바를 출시한 미니골드의 골드바 매출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뛰었다.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이유로 끼지 않게 되는 순금 가락지보다 웨딩사진과 메시지를 담은 카드형 골드바가 인기를 얻는 것도 요즘 추세다.
‘신뢰도’를 이유로 꺼리던 온라인 쇼핑몰 주문도 각종 혜택에 힘입어 활기를 띠고 있다. 온라인 주문 고객에게 주어지는 혜택으로는 3∼5%에 이르는 적립금이나 신용카드 무이자할부, 사은품 증정 등이 있다.
/wild@fnnews.com박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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