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하이킥’을 날릴지 주목된다.
이번 주는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자동차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또한 국내 증시에 영향력이 큰 미국의 경기선행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가 줄줄이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어닝스 모멘텀이 기대되는 업종과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은다.
■코스피
지난주 국내 증시는 인텔과 애플의 ‘깜짝실적’에 화답한 한 주였다.
이번 한 주도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지수 상승을 제한하겠지만 긍정적인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수급과 증시 주변여건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수급 면에서 외국인이 다시 돌아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4분기에 들어온 외국인들이 달러 약세와 저금리에 따른 ‘핫머니’였다며 최근 세력은 국내 기업 성장성과 이익을 보고 들어오는 ‘스마트머니’로 보고 있다. 환율이 부담스럽지만 원·달러 환율 1050 선까지는 외국인들의 베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주요 경제지표도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미국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이다. 4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64.7로 전월(63.4)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가 살아난다는 얘기다. 3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꾸준한 회복세가 전망된다.
동양종함금융증권 조병현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인 부담 해소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지만 미국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이 나쁘지 않은 만큼 추가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대형 주도주 중심의 대응을 권한다.
신영증권 임태근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것은 화학·자동차·조선·IT업종, 특히 대형주 위주로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지수 상승에 따른 부담에 덜 오른 업종이나 종목이 선호될 수 있지만 추세를 추종하는 전략으로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주도업종이 조정을 받을 때 ‘장바구니’에 담으라는 얘기다.
■코스닥
지난주 코스닥 지수는 하락세가 우세한 모습을 보이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간 코스피 지수와 달리 한 주 동안 9.32포인트 떨어졌다.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지면서 중소형주가 철저히 소외받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개인만 매수 우위를 보였을 뿐 기관과 외국인 모두 순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코스닥 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대신증권 박양주 연구원은 “모멘텀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다만 그동안의 상황을 보면 대형주가 오른 뒤 관련 중소형주가 좋은 흐름을 보인 만큼 최근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는 자동차와 화학 관련주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어 “실적발표 시즌인 만큼 실적호전주도 시장 전체적인 흐름과 달리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동양종합금융증권 원상필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가격부담이 높아진 상황인 만큼 중소형주 쪽으로 매수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보기술(IT) 부품주 중심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채권
지난주 채권 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저점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나타냈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새로운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 채권시장은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지루한 박스권 흐름에서 벗어나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히 줄어든 변동성도 점차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말이 다가오면서 경기지표들이 발표될 것이고,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도 관심이 쏠릴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초 시장 컨센서스인 4.1∼4.2%보다 높은 4.3% 수준으로 높게 나올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수입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제품 가격 전가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채권시장의 악재 요인들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최근 변동성이 많이 축소된 상태에서 박스권 흐름이 이어져 왔는데 이는 수급이 좋았기 때문”이라면서 “월말로 가면서 경기지표 영향권에 들어가 채권금리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위험자산 상승폭에 비해 안전자산 선호는 한계에 와 있다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3%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시장 컨센서스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6월 임금협상 본격화도 한은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채권금리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kmh@fnnews.com김문호 최영희 김호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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