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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결혼식에 쓰인 와인 어떤게 있나

'폴로저 상파뉴 리저브(이하 폴로저)를 아시는지요. 정답은 영국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서 쓰인 공식 와인. 요즘 와인 업계를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 역시 '윌리엄-케이트 와인'인 폴로저이다. 이런 영향으로 세기의 결혼에서 공식 타이틀을 내건 와인들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윌리엄 왕자의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결혼식 와인과 간치아 와이너리의 상속자와 루이뷔통 모엣헤네시 그룹의 장녀 델핀 아르노의 결혼에 사용된 와인까지 세기의 결혼을 축복한 와인을 알아본다.

■윌리엄 왕자 결혼을 빛낸 '폴로저'

지난달 29일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자리에 공식 와인으로 선정된 폴로저는 처칠과도 인연이 깊다.

샴페인의 원조인 프랑스 샹파뉴에서 생산된 이 스파클링 와인의 가격은 14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1417병이 판매됐다. 고급 스파클링 와인이 빈티지가 있는 반면 폴로저는 논 빈티지 와인이다. 논 빈티지 와인이지만 매년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이 와인의 특징이다.

1849년 폴로저가 설립한 와이너리는 영국과 인연이 깊다. 폴로저의 최고급 샴페인인 '뀌베 써 윈스턴 처칠'은 아예 처칠의 이름을 사용했다. 처칠과 돈독하게 지낸 폴로저는 처칠 사후 그를 기리기 위해 이 와인을 만들었다. 이후 이 와이너리는 지난 2004년부터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샴페인을 공급하는 지정처로 선정돼 왕실 인증서(Royal Warrant)를 받기도 했다. 현재 샹파뉴 생산과정 중 병돌리기(흐미아쥬)를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유일한 샴페인 하우스이기도 하다.

폴로저를 수입하는 금양인터내셔널에서는 이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와인 중 폴로저 뀌베 써 윈스턴 처칠을 비롯해 폴로저 로제 빈티지, 폴로저 빈티지 등을 수입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결혼엔 '페트뤼스'

결혼식에는 축배를 의미하는 스파클링 와인을 공식 와인으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결혼식에는 레드와인인 '페트뤼스'를 공식 와인으로 정했다.

1947년 9월 20일 자신의 손자와 같은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린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결혼식 공식 와인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1953년 대관식에서도 사용되면서 영국 여왕과의 깊은 인연을 이어나갔다. 이 와인은 보르도 포므롤 지방에서 생산되며, 적은 생산량 때문에 희소성도 있어 가격대가 높다. 대부분 메를로 품종을 사용하며 카베르네 프랑은 때에 따라 함께 블렌딩 된다.

■'간치아 아스티'와인도 있어요

지난 2005년 간치아의 상속남 알렉산드로 간치아와 루이뷔통 모엣헤네시그룹(LVMH) 델핀 아르노의 결혼식에는 간스아 아스티가 공식 와인으로 쓰였다.

포브스 선정 세계 2위 상속녀인 LVMH의 장녀 델핀 아르노와 이탈리아 와인 명가 간치아의 알렉산드로 간치아의 결혼식에 등장한 이 와인의 가격은 3만2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간치아 하우스의 역사는 1829년 카를로 간치아의 탄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를로는 이탈리아 최초의 스파클링 와인, '간치아 모스카토 샹퍄뉴'를 탄생시킨 이후 이탈리아에 스파클링 와인을 전파한 주인공으로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을 총칭하는 '스푸만테'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냈다.

한편 이날 결혼식에는 델핀 아르노가 탄생한 해인 1975년 빈티지 샤토 디켐도 소개됐다.
이 와인은 2006년 빈티지가 25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인 고급 와인이다. 샤또 디켐은 보르도의 남쪽 지롱드 소테른 지방에서 생산되는 와인 중 유일한 그랑크뤼(1등급) 와인이다.

폴로저와 간치아 아스티를 국내에 공급하는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폴로저가 윌리엄 왕자 결혼식 공식 와인으로 발표된 이후 가격과 구매 가능한지를 묻는 전화가 5배 이상 늘었으며, 판매량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yhh1209@fnnews.com유현희기자

■사진설명=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결혼식 공식 와인으로 선정된 폴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