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성’을 이야기하는 게 불편하세요? 아이가 “엄마는 아빠랑 섹스해?”라고 물으면 혹시 당황한 나머지 얼버무리진 않나요?”
한 부모는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아들이 어느날 “엄마는 아빠랑 섹스해?”라고 묻자 아무 말도 답하지 못했다. 다른 부모는 8세 딸이 15세 아들에게 강간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문학동네가 한국성폭력상담소와 연계해 문학동네 어린이 온라인 카페에서 연재를 시작하자 엄마들이 남긴 고민이다. 많은 부모들이 성교육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막상 중학교 3학년 딸아이의 가방에서 교육용으로 사용한 콘돔을 발견하면 일단 당황해 한다. 어떻게 성교육을 해야할지, 올바른 성교육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해 난감한 것.
문학동네 온라인 카페 연재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하면서 그동안 궁금했던 것은 물론, 성에 대한 깊은 고민까지 꺼내 놓기 시작했다. 이런 ‘성’을 둘러싼 현장의 고민이 ‘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에 담겨 출간됐다.
청소년성문화센터와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활동 중인 두 저자 김백애라씨와 정정희씨는 “아이의 성교육에 앞서 부모 스스로 성을 들여다봐야 한다”면서 “부모의 성 의식은 곧 성을 바라보는 아이의 태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고 조언한다.
저자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가 세상을 하나씩 찬찬히 가르치듯 성 문제에 있어서도 아이가 성적 주체로 자라도록 인정하고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그전의 성교육과는 다르게 일상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 오갔던 질문과 성교육 전문가의 대답(Q&A)을 엮었다. 특히 6장에는 성폭력에 맞서는 법, 부록엔 성폭력 피해 대처 매뉴얼과 전국 성교육·성폭력 관련 대표 상담처가 수록돼 있어 부모들에게 현실적인 성교육 지침서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1만원.
/gogosing@fnnews.com 박소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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