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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샹의 후예들을 만난다..국립현대미술관 ‘오늘의 프랑스 미술’展

미술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남성용 변기를 뒤집어 놓고 '샘'이라는 제목을 붙인 프랑스 현대미술가 마르셀 뒤샹(1886∼68)의 작품을 한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는 10월 16일까지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본관에서 열리는 '오늘의 프랑스 미술'전은 현대미술 사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마르셀 뒤샹의 후예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는 마르셀 뒤샹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프랑스 현대미술국제화추진회(Adiaf)가 제정한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 수상자 및 후보자 16명이 작업한 영상, 설치, 조각, 사진, 판화 등 100여점을 내놨다.

전시장에 설치된 '뒤샹의 후예들'의 작품은 이게 과연 예술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슈퍼에서 직접 산 원색의 생활용품들로 작품을 꾸민 마티유 메르시에는 몬드리안의 작품을 재해석했고, 작곡가 출신의 셀레스트 부르시에 무주노는 동그란 수조 안의 도자기 그릇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땡그랑 소리를 내는 독특한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오선지에 인위적으로 작곡하는 음악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재료들을 통해 관람객이 느낄 수 있는 음악이 더 아름답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폐타이어와 자전거 바퀴로 만든 카미유 앙로의 샹들리에, 거꾸로 뒤집힌 집 밑바닥에서 비눗방울이 퐁퐁 올라오는 피에르 아르투뱅의 작품, 거품을 쏟아내는 대용량 이동식 쓰레기통을 소재로 한 미셀 블라지의 작품 등도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내한한 쥘스 푸쉬 Adiaf 회장은 "예술은 소수의 엘리트 집단이 향유하는 문화라는 생각을 지양하고 모든 사람이 예술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예술을 삶 안에서 사랑하고 그것을 주위 사람들과 나눈다는 정신으로 Adiaf를 조직했다"고 말했다. (02)2188-6000

/jsm64@fnnews.com정순민기자

■사진설명=피에르 아르투뱅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