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패닉에 빠졌던 주식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찾고 있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도가 향후 증시 방향의 가늠자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 강화나 금 값의 지속적인 상승 등으로 나타나는 안전자산 선호가 커질 경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4.37포인트(0.81%) 오른 1778.95로 거래를 마치며 이틀 연속 상승했다. 여전히 변동성은 높지만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재정위기로 폭락했던 증시가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는 분위기다.
특히 증시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먼저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10일 연속 이어지고 있는 등 이달 들어서만 2조2000억원이 넘는, 금융위기 이후 월간 최대 규모의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그만큼 저가 메리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데, 과거 사례를 보면 자사주 매입기업의 증가는 바닥 신호로 작용했던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다 풋-콜 비율이 지난 9일을 정점으로 서서히 하락하고 있는 점도 주식시장이 바닥권에 진입했음을 알리고 있다.
문제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느냐 여부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금 가격은 31.1g(온스)당 1600달러에서 강한 저항을 받았지만 최근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 등의 영향으로 31.1g당 1800달러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여기에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5조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보이면서 위험자산을 줄이고 있다.
이처럼 증시 변동성 확대로 자산 다변화를 위해 채권이나 안전자산인 스위스 프랑, 일본 엔, 금 등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자산들이 선호받으면서 증시 회복의 걸림돌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되기보다는 위축으로 돌아서면서 증시에 반등의 발판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영증권 임태근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의 위험회피 성향으로 이머징 마켓에 대한 매도와 함께 수출기업의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우려로 외국인의 과도한 매도가 이뤄졌다"며 "당장 본격적인 매수 전환은 힘들겠지만 매도세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과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변동성 높은 회복 국면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불안 요인은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shs@fnnews.com신현상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